기말고사 실시 변경 촉구 기자회견 열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재증폭됨에 따라 대면 학기말고사 강행이 학생에 대한 건강권 침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화) ‘2020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는 임시 연석회의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이에 대한 대응 방향과 요구안 등을 논의했다. 연석회의는 3일 성명문을 발표하고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본부에 학기말고사를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경영대, 생활대 등은 학생회 차원에서 각 단과대 측에 학기말고사 비대면 전환 또는 비대면 전환 선택권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1일 연석회의는 학사과 면담 이후 시험 방침 논의의 빠른 해결을 위해 다음날 교무처와의 면담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이는 교무처장단의 일정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자 지난 3일 연석회의는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학생의 건강권이 보장되는 학교를 원한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게시했다. 해당 성명문에서 연석회의는 △학기말고사 전면 비대면 실시 △부정행위 방지 가능한 대안 적극 고안 △모든 과목에 절대평가 방식 도입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연석회의 최대영 의장(원자핵공학과·17)이 공지한 코로나19 특별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교무처는 “이미 학기말고사가 시행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교과별로 사정이 달라 비대면 전면 전환을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전했다. 한편 교무처는 4일 “대면 시험으로 공지가 됐더라도 비대면으로 실시할 수 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교수 및 강사에게 발송했다.

본부의 다소 소극적인 입장에 연석회의는 5일(금)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기말고사 시행 방침 변경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석회의 최대영 의장은 학기말고사 전면 비대면 원칙을 실시한 중앙대의 사례를 언급하며 “서울대 구성원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우선 가치로 두는 행정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학기말고사를 감독하는 대학원생들도 곤란한 것은 마찬가지다. 대학원총학생회 반주리 전문위원(영어영문학과 박사과정)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학부 대면 학기말고사 감독을 담당하게 된 대학원생들이 코로나19의 전염을 우려하고 있다”라며 “대학원생 조교가 대면 업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수업의 기말고사 실시 방식이 비대면으로 점차 전환되는 추세다. 방원일 강사(치의학과)는 당초 2개 강의실에 분반해 대면 시험을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90여 명 수강생들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해 비대면으로 시험 방식을 변경했다. 그는 “엄중한 시기에 시험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박보은 씨(국어국문학과·19)는 “수강 중이던 강의의 평가 방식이 갑자기 대면 기말고사에서 리포트 제출로 바뀌었다”라며 “안전을 생각하면 대면 시험보다 더 나은 조치 같다”라고 답했다.

사진: 이연후 기자 opalho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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