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대 이유재 학장
경영대 이유재 학장

비대면 수업으로 한산한 SK경영관(58동)의 로비를 지나 6층 학장실에서 신임 경영대 학장 이유재 교수(경영학과)를 만났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혼란한 현재 상황에 대해 그는 “이미 우리는 변화 속으로 발을 디뎠다”라며 “연구와 학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학장으로 부임한 지 한 학기가 지났는데, 그간의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가 궁금하다=내 별명이 ‘코로나 학장’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 한창 창궐하기 시작한 1월 말에 취임한 뒤 이에 대응하느라 지금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새내기배움터나 졸업식이 취소되는 등 시작부터 변수가 생기기도 했고, 비대면 수업 방식으로 인한 교수진 내 반발까지 포용하며 한 학기를 보냈다. 지금까지의 대응이 수비적인 태도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적응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단순히 오프라인 활동을 온라인에 구겨 넣는 차원에서 그치지 말고 새로운 문화를 일궈 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먼저 교수들이 비대면 강의 중 겪었던 어려움이나 성공적인 비대면 강의 사례를 서로 공유하도록 해 다음 학기의 발판으로 삼고, 시공간이나 비용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강의의 장점을 살려 웹 세미나도 적극 유치하고자 한다. 외국 대학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 북경대·히토츠바시대와 같이 진행하는 ‘소셜 벤처 온 네트워크’ 경진대회가 참가 모집 중이다. 

◇경영대의 당면 과제와 이에 따른 중점 사업이 있다면=경영대의 대외적 위상에 걸맞은 내실을 다지는 일을 가장 기본적인 장기 과제로 삼고 있다. 교육과 연구, 사회 공헌 무엇이든 침체된 부문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더불어 재학생과 졸업생 간 소통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최근 경영대 소식을 외부에 전하기 위해 공식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고 학생 홍보 대사를 선발했다. 오는 10일(수)부터는 월간 뉴스레터를 발행해 학교 안팎을 잇는 다리로 삼을 예정이다.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졸업생들의 인터뷰나 칼럼을 뉴스레터에 싣는 한편, 졸업생 초청 강연도 마련해 재학생에게 폭넓은 진로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다소 차갑거나 딱딱한 경영대 내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물리적 공간부터 바꾸려고 한다. 현재 SK경영관 1층 로비 리모델링이 결정된 상태다.

◇최근 매니지먼트 센터(59-1동)가 완공됐는데, 어떤 공간으로 꾸려 나갈지 궁금하다=앞서 말한 분위기 쇄신의 연장선으로, 매니지먼트 센터에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본부에 카페 입점을 요청했다. 강의실과 독서실만 있는 대학에서 벗어나 따뜻하고 편안한 장소가 되도록 주문했다. 벤처경영기업가센터도 매니지먼트 센터로 이전해 앞으로는 벤처연합전공 수업이 여기서 이뤄질 예정이다. 다른 경영관들처럼 이곳의 명칭은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의 이름을 따서 지어, 학생들에게 창조적인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경영대는 학과 내 전공 분야가 많은 편인데, 이들 분야 간 강좌나 교원 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계획인가=현재 경영대 교수는 총 50여 명인데, 전공 분야 간 균형이 맞지 않다기보다는 타대 경영대에 비해 전임교원 수 자체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특히 이번 학기에는 마케팅 전공 교수들이 학장과 교무부학장 등을 맡게 돼 마케팅 전공 강좌가 다소 부족했을 수도 있다. 일단 강사를 비롯한 교원 추가 채용을 통해 학생들에게 필요한 강좌를 보강하려고 한다. 계절학기 수업 또한 한 강좌에 100여 명이 몰리는 등 수요가 많은 상황인데, 이 또한 보충해 마케팅의 ‘고객 지향적 사고’를 실천하려는 노력을 이어 가겠다.

◇지난달 보궐 선거로 경영대 학생회가 다시 출범했는데 이들 활동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먼저 비상대책위원회 시기부터 학생들을 위해 노력해 온 학생회와 집행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학생회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했는데, 일례로 학생회가 신입생 학부모 초청 행사를 제안해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신입생뿐만 아니라 신입생 학부모 또한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데 나 역시 생각하고 있던 바라 크게 공감했다. 더불어 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졸업생 초청 행사를 기획해 오고 있다. 이 또한 적극 지원해 재학생과 졸업생 간 만남의 장을 활성화하려 한다.

◇경영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학생들이 자만은 하지 않되, 지나치게 겸손하거나 미래를 너무 걱정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미 자신이 충분히 대단한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죽은 지식보다는 살아 있는 지식에 몰두하길 바란다. 시험만 염두에 두고 공부하기보다는 지식을 실제로 겪고 활용하는 습관을 길렀으면 한다.

사진: 이연후 기자 opalho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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