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정년을 맞이한 교수들의 회고와 후학에게 전하는 말

민병무 교수(치의과학과)
민병무 교수(치의과학과)

지난 5일(수) 연건캠퍼스 치의학대학원 본관(23동)에서 교수연구실을 정리하고 있던 민병무 교수(치의과학과)를 만났다. 민병무 교수는 골다공증 치료 물질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한국 구강생화학계의 선구자다. 서울대를 떠나보내는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40년 넘게 몸담은 서울대는 내 인생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라며, “퇴임 후에도 우리 학교가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Q. 정년퇴임을 앞둔 요즘, 무엇을 하며 지내는가?

A. 먼저, 교육 관련해서는 저서 『구강생화학』 영문판 출판을 준비 중이다. 『구강생화학』은 현대 구강생화학 분야에 교과서와 같은 책이 없어 저술하게 됐다. 영문판이 출판된다면 더 많은 치의학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구 관련해서는 치주 질환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치주 질환으로 손상된 치아 주위 조직을 회복시키는 약물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 쓰이는 약물은 소실된 조직을 회복시키기보다는 소실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퇴임을 앞둔 지금, 치주 질환의 예방과 치료가 모두 가능한 기능성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전임상시험을 통해 해당 물질의 치주 질환 치료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퇴임 후에도 나의 연구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적용되기를 바란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국민에게 건강한 삶을 선사하며 봉사할 기회를 갖고자 한다.

Q. 40년 6개월 동안 서울대에 연구자와 교육자로 근무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무엇인가?

A. 연구자로서는 2000년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새천년의 치의학’(Dentistry in the New Millennium)에 대해 발표한 일이다. 발표에서는 앞으로 100년 동안 치의학은 어떻게 발전될지에 대해 전망했다. 내 연구팀은 주어진 강의료의 5배가 넘는 비용과 1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가면서까지 1시간 50분 분량의 발표를 준비했다. 지금 와서 보면 발표 때 예측한 것들 중에서 실제로 맞아떨어진 전망도 있어 재밌기도 하다. 또한 의학 지식이 전무했던 학생들이 이제는 치과의사, 교수로 성장하는 것을 볼 때 교육자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Q. 골다공증 치료 물질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A. 인체에서는 골 형성과 골 흡수*가 균형적으로 일어나면서 골 개조가 일어난다. 골다공증은 이때 골 흡수가 골 형성보다 많이 일어났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와 관련해 나는 골다공증 치료에 효과적인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이것은 골 세포와 파골세포*의 분화를 선택적으로 조절해 골 형성 촉진과 골 흡수 억제를 동시에 유도하는 기능성 펩타이드다. 이 연구를 진행하며 소실된 골의 회복 과정을 규명함으로써 골 질환 치료의 초석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골 질환은 치아 관련 질병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골격과 관련된 질병을 아우르기에 내가 개발한 펩타이드는 수많은 질병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Q. 치과의사로서 자신만의 철칙이 있다면? 

A. 치과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사람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치과의사는 생명을 소중히 다룰 줄 아는 인성을 갖추고 의료 윤리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또한 연구할 때 남과 비교하지 말고 연구 그 자체에 대한 흥미를 느꼈으면 한다. 무엇이든 남과 비교를 하는 순간 그것은 본래의 목적을 잃게 되며 흥미까지 떨어져 마지막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게 된다.

민병무 교수는 “도전정신 없는 주입식 공부는 학문의 발전을 가져오지 못한다”라며 “철저한 도전정신을 가지고 연구했으면 좋겠다”라고 후학들에게 조언했다.

*골 흡수: 골조직에서 뼈가 부서지기 쉽게 되는 과정

*파골세포: 골조직의 파괴, 흡수의 기능을 가지는 다핵 대형 세포

사진: 김가연 기자 ti_min_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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