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4일) 2020학년도 2학기 수강신청변경이 종료됐다. 학생들에게는 새 학기를 시작한다는 설렘이 앞서야 할 텐데 오히려 수강신청 결과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고, 상당수는 신청 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대표적인 불만은 수강신청 사이트의 시스템 오류를 들 수 있다.

수강신청 사이트의 오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오류는 사용 중 갑작스러운 로그아웃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서울대 수강신청 사이트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10분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로그아웃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미사용 시간이 10분 이내인 경우에도 ‘10분 미사용’ 메시지와 함께 로그아웃되는 오류가 발생한다. 두 번째 오류는 재접속을 위해 학번과 비밀번호를 정확히 입력해도 로그인이 안 된다는 점이다. 다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을 시도해도 같은 오류가 반복되며, 모든 웹 브라우저를 종료하고 새로운 브라우저로 접속해도 해결되지 않는다. 이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그저 계속해서 로그인을 시도하며 접속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학생들 모두는 통제 불능의 오류에 빠질 위험 부담을 안고, ‘러시안룰렛’ 방식의 수강신청을 하는 셈이다.

수강신청변경 기간에 해당 오류를 겪었다고 토로하는 학우들이 많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지나칠 수 없다. 또한 ‘에브리타임’, ‘스누라이프’ 등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오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를 주장하는 글도 이어졌다. 예를 들어, 접속한 지 1분도 안 돼서 로그아웃되거나, 첫 번째 수강신청 후 다음 번 신청 배너를 클릭하자 로그아웃됐다는 글이 있었다.

특히 이러한 오류들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수강신청 첫째 날과 둘째 날의 수강신청 시작 시각과 같이 서버 접속량이 많은 시각에 빈번하게 발생한다. 주변에 이와 같은 오류 때문에 수강신청 시작 시각부터 5분을 허비한 학우가 있다. 그는 “이번 학기는 휴학해야 하는가 고민할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라며, 웃지 못할 농담과 함께 억울함을 호소했다. 초를 다투는 수강신청 경쟁에서 5분은 사실상 완패를 의미한다. 학교 측의 기술력 문제 때문에 수강신청 과정의 공정성이 위협을 받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학교 담당 부서는 이런 오류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나 적절한 대책을 갖고 있는가. 학교 정보화본부에 문의했더니, 오류의 원인과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담당자는 브라우저의 캐시를 삭제하거나 크롬 브라우저의 시크릿 모드를 사용해 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안을 실행해도 해결되지 않는 사례가 속출했다.

 

고승재

윤리교육과·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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