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욱(생명과학부 석사과정)
송인욱(생명과학부 석사과정)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사회 전반적인 불편과 공포감이 조성돼 있는 현재, 빠른 백신 개발만큼 전 인류가 원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제약회사들의 자신감, 혹은 경쟁심을 반영하듯 연일 보도되고 있는 백신 관련 기사에서는 2020년 9월 기준 임상 3상에 돌입한 후보 9개 중에 성공적인 백신이 올해 말까지 나올 것이라는 낙관론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은 것 같다. 백신 개발 선두주자로 인정받던 AstraZeneca 사의 임상시험에 문제가 발견되면서 세계적 대유행이라는 특수 상황으로 인해 긴급 임상이 승인된 수많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들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평소 같은 상황이라면 수년에 걸쳐 안정성과 중화항체 형성 능력에 관한 1상과 2상을 거쳐 3상으로 넘어가야 했지만, 백신들이 긴급 임상 승인이 되면서 급한 백신 개발이 오히려 안전성 측면의 실패를 초래하진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기존의 백신 개발 플랫폼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대유행이 급속하게 진행된 사례가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항체에 의해 바이러스 감염의 증가나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항체의존면역증강’(Antibody Dependent Enhancement, ADE)과 같이 작용 기전을 잘 모르는 부작용이 일어날 시 백신 개발 실패로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아 관련 주제에 대한 기초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실례로, SARS-CoV-2의 유전체와 높은 유사도를 보이는 SARS-CoV(~80%)와 MERS-CoV(~54%)의 유행 당시 세포주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ADE가 질병 예후를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이미 있었고, Dengue Virus와 Feline Infectious Peritonitis Virus에 대한 백신 개발 연구 도중에 ADE에 의한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개발이 중지된 사례가 있다. 애석하게도, ADE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 못하는 우리는 기존 개발된 백신들처럼 ‘운 좋게’ 안전한 코로나19 백신이 만들어지길 기다리고 있으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전과 같이 자연 종식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병원체의 감염 기작과 백신에 대해 본격적으로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할 필요성을 상기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백신 개발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기반 연구가 선행된 상태에서 신중하게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 앞서 언급한 ADE는 백신 개발과정에 있어 해결해야 할 문제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안전성 문제는 기저질환 여부나 나이, 인종, 과거 타 백신 접종 여부, 혹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다른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우리는 면역, 더 넓게 봐서 생명과학에 대한 기초 연구와 함께 백신 개발을 진행해야만 한다. 코로나19는 생명과학에 대한 바이러스의 도전이다. 기존의 방식보다 더 효율적인 백신 개발 플랫폼을 이번 기회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코로나19를 포함한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들의 변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과학자들의 헌신적인 연구를 통해서만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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