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보다 사실에 근거해 보도해야”

한국언론재단 초청으로 내한한 피터 아넷(Peter Arnett) 전 CNN 기자가 지난 18일(목) 박물관 강당에서 ‘전쟁 보도와 국제 저널리스트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주최로 열린 이 강연회에서 피터 아넷은 9·11 테러 이후 미국 언론의 국수적 보도 태도를 지적하고 사실 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터 아넷은 “전쟁이 났을 때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은 진실”이라며 “언론은 의견보다는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군의 파병은 국제 연대를 위해 좋은 일이고 이라크 국민도 한국군을 환영할 것”이라고 찬성의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전쟁 보도에 있어서 군의 기밀유지와 국민의 알 권리 중 어느 것이 더 존중되어야 하는가”라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피터 아넷은 “군대의 이동 경로 등 중요한 사항을 제외하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우선이다”고 답했다.

강연회에 참석한 유원정씨(역사교육과·02)는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강연이어서 유익했다”며 “종군기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 NBC 종군기자로 이라크전을 취재하던 중 이라크 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전쟁 계획은 실패했다”고 평한 직후 해고된 피터 아넷은 66년 AP통신 베트남 특파원 시절 라오스 쿠데타 발발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60년대 베트남전을 비롯해 엘살바도르, 아프가니스탄, 앙골라 등 수많은 분쟁 지역에 뛰어들어 40여 년 간 종군기자로 활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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