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이다. 슬픈 점은, 이제 이 단어를 입에 올리기도 지쳐 간다는 것이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피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일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늘 우리, 사람들이다.

지난 16일(수) 본부는 ‘코로나19 특별장학금’에 대하여 발표했다. ‘긴급학업장려금’과 ‘긴급구호장학금’으로 구분해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전자의 경우 1학기 학부 재학생에 한해 등록금 본인부담금에 비례해 지급하며 후자는 특정 대상에게 5만 원을 일괄 지급하는 형태다. 학교와 학생 사이의 수차례 간담회를 거쳐 결정이 난 이상, 그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 이를 부정하면 그간의 논의 과정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우선 금전적인 선심을 쓰듯 해 근본적인 사안을 무마하려 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긴급학업장려금’이라는 명명(命名) 자체가, 쉽게 말하면, 본질을 흐린다. 우리가 낸 등록금에 비례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것이 ‘지급’이기 이전에 ‘반환’임을 의미한다. 그런데 갑자기 공공부조의 수혜자가 된 기분이다. ‘긴급학업장려금’이라는 말은 “힘든 시기에 이 돈 받고 공부 열심히 해”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의 호소가 공부하기 힘들다는 뜻은 아니지 않았는가? 이런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잘못 붙여진 이름들이 자주 본질을 흐린다. 

그리고 그렇게 흐려진 문제 중 하나가 금액의 산정 방식을 비롯한 정책의 세부 내용에 대한 것이다. 적선과도 같은 ‘지급’ 아래에서, 수혜자는 입을 열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주는 것만 받아먹게 된다. 많은 학생들은 자신이 받는 긴급학업장려금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의아해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산정된 금액 자체도 자기 부담한 등록금에 비하여 턱없이 적은 비율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이 돈의 ‘내용’이 궁금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따라서 본부의 설명이 필요하다. 

안다. 지금 우리는 재난을 겪고 있다. 모두가 저마다 힘들고, 크게든 작게든 좌절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따라서 본고는 “내가 너보다 힘들다”라거나 “돈을 더 주라”라는 등의 불평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납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어려운 시기에 상식마저 버려선 안 되지 않겠는가. 감출수록 어려운 법이다. 문제가 없다면 감출 이유는 없다. 정답은 언제나 쉽다. 곧, ‘반환금’에 대한 세부 내용을 밝히기를 요구한다.

 

박종명

인류학과·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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