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컬쳐’란 간식을 먹듯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20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를 뜻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외부활동이 감소하며 스낵컬쳐의 소비가 증가하는 지금, 스낵컬쳐는 Z세대의 주류문화로 성장했습니다. 『대학신문』에서는인스타툰, 틱톡, 웹예능, 뉴스클립, 웹드라마, 컷툰, 카드뉴스 총 7가지 유형의 스낵컬쳐를 다뤄 보고자 합니다. 이어지는 각 유형의 스낵컬쳐 제작자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바라보는 스낵컬쳐를 담았습니다.

(스낵컬쳐 유형테스트는 여기서 할 수 있습니다.)

 

Q 제작하시는 스낵컬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어떤 계기로 콘텐츠를 만들게 되셨나요?

인스타툰: <취준생일기>의 유니유니 작가

<취준생일기>는 제가 취준생이던 시절의 이야기예요.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사나?’라는 마음에, 어떻게 보면 되게 창피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 어쩌면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저의 이야기들을 그려서 올렸어요.

틱톡: <도우도우>의 이효원 PD

<도우도우>는 도넛 도우도우와 애완 반죽 모우모우의 일상을 그린 짧은 애니메이션입니다. ‘하루에 한 번 가볍게 웃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어요. 그래서 ‘하찮고 귀엽고 단순한 것’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을 했습니다.

웹예능: <엄마가 잠든 후에>의 팽성우 팀장

<엄마가 잠든 후에>(엄잠후)는 유튜브 시장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를 분석한 후, 인기 주제인 ASMR, 먹방, 쿡방 등을 기반으로 기획됐습니다. 그리고 유튜브의 인기 주제들과 셀러브리티 출연자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큰 소리를 내면 벌칙을 받는다’라는 예능 요소를 추가해 지금의 정체성을 가지게 됐습니다.

뉴스클립: <14F>의 손재일 담당자

<14F>는 일반 뉴스보다 조금 가볍더라도 유익하고 즐겁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콘텐츠입니다. <14F>에서 다루는 콘텐츠들은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슈가 된 트렌드들입니다. 거시적 관점보다는 좀 더 디테일하고, 사소하지만 도움이 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다루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웹드라마: <감성클릭>의 황경성 대표

‘웹드라마’라는 장르를 선택한 것은 현재 매체에서 나오는 드라마들이 시대 흐름에 맞춰 웹으로 넘어갈 것으로 판단했고, 드라마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판타지적인 장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감성클릭>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전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얻고 거기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컷툰: <삼국지톡>의 무적핑크 작가

참신함의 어머니는 ‘절박함’입니다. 전 『삼국지』라는 고전을 널리 알리고 재미를 공유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시대극은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그래서 <삼국지톡>은 유비가 유교의 덕목을 외치는 대신 ‘취업준비’에 목매며 시작하죠. 죽간 대신 카톡이 오가고요. 그래야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고, 그 공감이 곧 재미로 이어지거든요.

카드뉴스: <애니멀피플>의 박현철 팀장

동물, 환경, 생명 등이 해당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의 모든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4대강 사업, 반려 인구 증가 등으로 그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커지던 시기를 맞이해 <애니멀피플>을 창간하게 됐습니다.

 

Q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의 여러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식의 스낵컬쳐 콘텐츠들이 업로드되고 있는데요. 각 플랫폼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스타툰: <취준생일기>의 유니유니 작가

인스타그램의 장점은 다른 웹툰 플랫폼들보다 연재가 자유롭고, 사진으로만 이뤄지는 SNS다 보니 짧고 가벼운 만화를 올리기에 부담도 적다는 점입니다. 또 인스타그램은 댓글을 이용한 소통이 활발한 편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도 빨리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단점이기도 해요. 에피소드마다 반응이 투명하게 보이니 만화를 올릴 때마다 평가받는 느낌이 들기도 했었거든요.

틱톡: <도우도우>의 이효원 PD

틱톡이 스낵컬쳐의 플랫폼으로서 가지는 장점은 콘텐츠의 확산력이 아주 강하다는 것입니다. <도우도우>는 30초 정도의 대사가 없는 짧은 스토리텔링이 특징인데, 이것이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데 최적화된 틱톡 플랫폼과 만나 해외 사용자 확보, 애니메이션 연령층 확대에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틱톡 내에서는 비즈니스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 즉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틱톡은 타 플랫폼에 비해 비싸고 폐쇄적인 광고 관리 시스템을 가지며, e-커머스에 대한 서비스가 부족한 편이에요. 그래서 틱톡을 통해 유명해지기는 비교적 쉽지만, 수익 창출을 원한다면 방법적으로 많이 고민해야 합니다.

웹예능: <엄마가 잠든 후에>의 팽성우 팀장

유튜브 플랫폼의 큰 특징은 영상 선택과 소비를 결정하는 시간이 매우 짧고, 소비 중에도 중도 이탈이 매우 쉽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유튜브 플랫폼은 빠른 피드백과 직관적인 수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청자가 원하는 부분을 바로 말할 수 있고, 저희는 그 피드백을 수용해 콘텐츠 내용과 영상의 길이 등을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또한, 유튜브에 기반이 없는 개인이나 회사도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알고리즘과 기반이 마련돼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레거시 미디어와 같은 대형 매체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면에서 단점도 될 수 있어요.

웹드라마: <감성클릭>의 황경성 대표

<감성클릭>의 영상은 네이버 티비와 유튜브 두 곳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두 플랫폼을 비교해 보자면, 유튜브가 더 접근성이 높아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티비는 ‘네이버’라는 검색엔진 안에서 ‘티비’ 배너를 클릭하고 ‘웹드라마’ 채널을 클릭해야만 저희 영상을 볼 수 있지만, 유튜브는 자체적인 영상기반 플랫폼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유튜브는 필터버블을 통해 웹드라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관련 영상을 추천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저희 콘텐츠가 타겟층에게 더 자주 노출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하지만 유튜브는 영상의 퀄리티 등에 대한 심의 기능이 없기 때문에 웹드라마가 (조회수와 구독을 위해) 점점 더 자극적으로 변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역기능이 있는 것 같아요.

 

Q 스낵컬쳐 콘텐츠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시나요? 그를 위해 기획과 제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도 궁금합니다.

인스타툰: <취준생일기>의 유니유니 작가

<취준생일기>는 취준생, 대학생, 사회초년생처럼 서로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이야기로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분이 주로 봐 주시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얼마나 솔직한지’입니다. 제가 진솔한 이야기를 적어야 사람들이 정말로 공감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만화를 통해 많은 사람이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이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이 있구나’, ‘힘들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버티는 내가 있구나’하고 공감하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틱톡: <도우도우>의 이효원 PD

<도우도우>는 바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드리기 위해 제작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시청하시는 분들이 하찮고 귀여운 도우도우와 모우모우의 장난과 속임수, 그리고 귀여운 반전을 보시며 힐링을 할 수 있다면 도우도우는 소정의 목표를 달성한 것이에요. 넘쳐나는 콘텐츠 속에서 머리에 기억되기보단 가슴에 기억돼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웹예능: <엄마가 잠든 후에>의 팽성우 팀장

<엄잠후>는 셀러브리티 출연자의 친근하고 소소한 매력을 살려서 팬들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도 출연자에게 빠져들게 하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출연자의 캐릭터, 출연자들 간의 호흡이 잘 드러나도록 구성하는 것과 영상의 텐션을 유지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엄잠후>를 보시면서 잠자는 엄마 몰래 찌개에서 고기를 꺼내 먹던 경험을 떠올리며 공감할 수도 있고 출연자들의 도전을 보며 함께 긴장감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뉴스클립: <14F>의 손재일 담당자

<14F>는 크게 두 가지의 포인트를 가지고 뉴스클립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인플루언서를 통해 시청자분들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사회적 이슈에 관한 질문을 던져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고 스스로 판단하게끔 돕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컷툰: <삼국지톡>의 무적핑크 작가

<삼국지톡>을 통해 역사에 대한 관심도 끌고 ‘여러분의 모든 삶을 응원한다’라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기도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운, 단절된 현재의 시대에 역사는 모두가 공유하는 이야기입니다. 똑같은 세상, 똑같은 사람들인데 역사, 고전을 알고 나면 내가 보고 느낄 수 있는 게 엄청나게 풍부해지죠. 역사 속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며 세상을 넓게 볼 수 있게 되고, 마음이 넉넉해지고, 다른 사람을 더 잘 보듬게 돼요.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좌절하지 않고 이겨낼 용기도 얻을 수 있어요. 외롭고 두려운 시기인 만큼 이런 행복한 경험을 독자분들과 공유하며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우리는 잘 견디고 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카드뉴스: <애니멀피플>의 박현철 팀장

동물들과 관련된 뉴스를 기획·제작하면서 인간 중심의 관점을 벗어나 서로 함께 살아가는 인간과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애니멀피플>이 환경, 생명과 동물 문제 등에 관해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더 나아가 독자들의 행동에도 변화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더 풍부한 인터뷰 내용이 궁금하다면 QR코드로 접속 가능한 ‘스낵컬쳐 유형 테스트’에서 나의 스낵컬쳐 소비 유형과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삽화: 유지원 기자 uz10913@snu.ac.kr

김지온 기자 kion@snu.ac.kr

레이아웃: 윤희주 사진부장 yjfrog00@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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