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의 조형화, 보행자 중심 캠퍼스 조성 사업의 첫 단추

정문 환경개선 사업 본격 추진

보행자 중심 캠퍼스 조성 첫걸음

부족한 의견 수렴 과정 문제 제기

기획처 “의견 수렴 진행한 것” 

정문 주변이 보행자 중심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대 정문 환경개선 사업’ 중 하나로 추진되는 이번 정문 관련 사업은 관악캠퍼스 전체를 보행자 중심 환경으로 전환하는 중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대학신문』 2020년 9월 14일 자) 캠퍼스를 차량 중심의 공간에서 보행자 중심의 열린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정문 환경개선 사업은 기존 ‘샤’ 조형물 옆에 자동차 우회도로를 확보하며 정문 앞 교통체계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금껏 교통 구조물로서 차량 통로로 사용돼 온 ‘샤’ 모양 정문이 조형물로 바뀌어 광장이 조성되고 그 옆쪽으로 길을 뚫어 차량이 드나들게 되는 셈이다. 강준호 기획처장(체육교육과)에 따르면 정문 환경개선 공사는 내년 8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정문 환경개선 사업은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관악캠퍼스 정문 앞 교통 혼잡 문제와 정문 조형물을 지나다니는 보행자의 안전 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2016년 정문 앞에 들어선 강남순환도로가 개통하면서 유입되는 차량의 수가 급증했고, 이는 교통 혼잡 문제를 더 키웠다. 강준호 기획처장은 “정문 앞 전기차 충전소 쪽으로 도로를 만들어 동선을 더욱 매끄럽게 만들면 혼잡한 교통 상황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강준호 기획처장은 ‘샤’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려고 사람들이 차도로 내려오는 문제에 대해 “조형물 옆에 뚫린 도로로 차량이 지나다닌다면 안전 문제 역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준호 기획처장은 보행자 중심의 캠퍼스와 구성원의 안전을 강조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 지점을 일축했다. 그는 “정문 조형물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주위 교통 및 보행환경을 개선할 것이기에 정문이 갖는 역사성과 상징성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이디어 공모전을 하면서 받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과 학사위원회를 통해 수렴한 학장단의 의견이 대부분 정문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정문 환경개선 사업은 지난 4월 기획위원회를 통과해, 현재 본격적인 사업 시행에 앞서 캠퍼스위원회의 통과만을 앞두고 있다. 캠퍼스위원회는 사업 계획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설계 방식을 결정하는 기구다. 사업이 확정돼 내년 8월 중으로 준공된다면, 캠퍼스 입구에서 총장잔디 주차장, 문화관에 이르는 보행자 중심 캠퍼스 환경 조성의 첫 단계가 완료된다. 여정성 기획부총장은 이번 사업에 대해 “안전한 캠퍼스 환경 구축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정문 사업에 관한 이견도 존재한다. 차량이 ‘샤’ 조형물 사이를 지나다니는 것에 대한 역사성과 상징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현구 교수(건축학과)는 “상징물을 정문으로 만들어 수십 년간 차량이 지나 다닌 것도 서울대만의 고유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강현구 교수는 “10월 공대 교수회의 자료에 의하면 정문 개선 사업은 이달부터 설계사를 선정하고 내년 3월에 시공사를 선정해 착공할 텐데, 그렇게 되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는 기간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