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 제도 개편, 내실 있는 개선 이뤄져야
수강신청 제도 개편, 내실 있는 개선 이뤄져야
  • 대학신문
  • 승인 2020.11.22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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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월) 오전 8시 30분에 진행된 겨울학기 2차 수강신청 과정에서 심각한 혼란이 발생했다. 이번 수강신청에는 ‘장바구니 제도’로 불리는 새로운 혼합형 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혼합형 수강신청 제도는 수강신청 절차를 두 단계로 나눠 1차 수강신청에서 학생들이 수강희망교과목을 각자의 장바구니에 담도록 하고, 1차에서 정원이 초과된 교과목에 한해서 선착순으로 2차 수강신청을 진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학신문』 2020년 4월 20일 자) 본부는 개편된 수강신청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과열된 수강신청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수강신청 기간 동안 서버 오류가 발생해 일부 학생은 수강신청 사이트에 한동안 접속조차 하지 못한 데다, 장바구니 제도의 효과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까지 이 과정에서 재차 확인돼(『대학신문』 2020년 11월 16일 자) 수강신청 제도 개편의 본래 의의가 상당 부분 퇴색했다. 

정보화본부는 서버 오류의 원인이 수강신청 사이트의 검색 기능 확대에 따른 과부하라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학생은 정보화본부에서 배포한 매뉴얼에 따라 수강신청을 시도했음에도 수강신청 사이트에 접속조차 하지 못했고, 접속이 지연돼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자신이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교과목의 신청이 이미 마감된 것을 보고 허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되풀이되는 수강신청 대란을 막기 위해 장바구니 제도가 도입됐지만, 안정적 서버 구축이라는 기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제도는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강좌 거래나 아이디 도용 예방과 같은 장바구니 제도의 이점마저도 서버 오류 논란에 가려질 수밖에 없었다. 

장바구니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장바구니 제도 도입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이 미흡했다는 비판과 함께 수강신청 개편안이 과열된 경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지 못하리라는 지적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현행 장바구니 제도를 따른다면 학생들은 1차 수강신청 기간에 인기 강좌를 가능한 한 많이 담아 놓을 수 있어 2차 수강신청 과정에서는 기존의 수강신청 제도에서와 마찬가지로 과열된 선착순 경쟁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구나 동일 시간대에 개설된 여러 강의를 장바구니에 동시에 담을 수 없어서 오히려 강의 선택의 폭이 줄었다는 항의의 목소리도 들린다. 기존 방식에서 학생들은 동일 시간대에 여러 강좌를 관심강좌로 저장해 시간표 ‘플랜 A’가 실패했을 경우 ’플랜 B’, ‘플랜 C’ 등을 마련할 수 있었으나 현 장바구니 제도에서는 그마저도 어렵다.

현 상황을 놓고 본다면, 개편된 수강신청 제도는 인기 강좌의 과열 경쟁은 해소하지 못한 채 번거로운 절차 하나만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부는 서버 문제를 획기적으로 보완해 혼란의 재발을 방지하고 장바구니 제도 자체의 한계를 보완해 내실 있는 수강신청 제도 개편을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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