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면을 꿰뚫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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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화랑 기자
  • 승인 2020.11.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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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학내 연구소를 파헤치다 4 사회 통합 - 한국정치연구소, 사회복지연구소

우리 사회에서 정치만큼 논쟁이 끊이지 않는 주제가 또 있을까. 각종 정치 담론으로 시끌벅적한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정치학의 가치를 탐색하는 관악캠퍼스의 ‘한국정치연구소’를 찾아갔다.

한국정치연구소는 1986년에 설립돼 한국 정치학 연구의 심화·발전과 확장이라는 소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한국정치연구소 안도경 소장(정치외교학부)은 “‘한국 정치’ 자체에 관한 학술 연구도 중요시하지만, 한국정치연구소의 근본 목적은 정치사상·국제정치·비교정치 등 정치학 여러 분야의 기반을 다져서 한국 정치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술지 「한국정치연구」의 편집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안도경 소장은 “한국 정치학계의 대표 학술지 「한국정치연구」를 연구소에서 1987년부터 발간하며 국내 정치학 연구의 중추 역할을 맡아 왔다”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우리 사회 속 정치학 연구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안도경 소장은 대학 연구소로서 수행하는 학술 활동의 의의가 따로 존재함을 강조했다. 여러 정책적 쟁점에 정당 혹은 시민사회의 정치 연구 기관들이 시시각각 대응한다면, 한국정치연구소는 더욱 장기적인 안목을 기반으로 정치 가치의 제도화에 이바지한다. 공동체가 자유·평등·헌법과 같은 정치 질서를 정립함으로써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의 학문적 사례를 축적하는 작업이 필수라고 말한 안도경 소장은 “학자들의 정치학 연구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직접 제시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우리가 영향력이 있다고 믿어야 할 것”이라고 웃으며 농담하기도 했다.

한국정치연구소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정치사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2017년 상반기부터 제헌국회 회의록을 탐독하는 ‘정치사사료 강독회’를 활발히 지속해 온 것이다. 안도경 소장은 다른 정치학 분야에 비해 한국 정치사를 다루는 연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제헌국회와 같이 민주 정치의 꽃인 의회에서 행해지는 제도 형성 및 입법 과정에 관한 연구를 보완하고자 했다”라고 연구 동기를 설명했다. 나아가 저명한 학자들과 함께 정치사 토론의 장을 정착시키고자 한국 정치사 콜로키엄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한국 정치가 분열 대신 통합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들이 갖춰져야 할까. 안도경 소장은 이런 고민이 우리 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언급하며 “냉전 종결 이후 대중의 정치 참여 기회가 세계적으로 대폭 확대돼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이 활성화됐다”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충돌이 계속 발생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정치 활성화의 결과로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안도경 소장은 다양해진 사회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시민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권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려는 노력보다 집단의 논리를 우선시한다면 유의미한 정치 담론은 실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적 양극화에 따른 갈등 심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진영 논리와 확증 편향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한 그는 “옳고 그름에 관한 자신의 합리적 판단을 유보하는 진영 논리의 기제는 결국 시민 유권자가 해결해야 할 몫”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복지는 다시 한번 올해의 화두로 떠올랐다. 사회복지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관악캠퍼스의 ‘사회복지연구소’를 찾아갔다.

사회복지연구소는 1990년에 설립돼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이했다. 사회복지연구소 강상경 소장(사회복지학과)은 30년간 사회복지학의 학문적 정체성이 국내에 자리를 잡는 데 연구소가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는 자긍심을 드러냈다. 자신도 대입을 치르면서 사회복지학이라는 분야를 처음 접했을 정도로 사회복지학이 국내에서 비교적 생소했다고 회고한 강상경 소장은 “현재는 사회복지학 전문가들이 국가 정책 결정을 선도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연구소는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을까. 사회복지연구소는 2006년부터 ‘한국복지패널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복지정책을 올바르게 결정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욕구 변화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따라서 2006년부터 사회복지연구소는 표집한 가구들을 생애주기에 따라 추적 조사해 생활 실태와 복지 수요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축적해 왔다. 강상경 소장은 “올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조사는 마찬가지로 진행된다”라면서 국내 사회복지의 경향을 파악할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사회복지의 미래를 좌우할 한국인의 사회적 욕구는 과연 어떻게 변해 왔을까. 강상경 소장은 패널 조사를 통해 사회복지 수요가 기본적인 생존권에 대한 욕구에서 자아실현 욕구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신체 건강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향과 달리, 정신 건강에 대한 욕구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즉, 우리 사회에서는 취약계층을 구제하는 복지 모델을 넘어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인권 지향적인 복지 모델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상경 소장은 이런 사회적 흐름이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복지 담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봤다. “취약계층만을 지원한다는 기존의 접근이 아니라, 애초에 사회 구성원이 취약계층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복지로 나가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한 그는 “4차 산업 혁명으로 생산은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고용이 대량으로 줄어든다면 사회복지 제도를 통해서 소비를 창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사회복지 제도가 향후 사회의 존속을 위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21세기에 사회복지연구소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강상경 소장은 우선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이 앞으로도 반복된다면 복지 제도의 방향을 다시 고찰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인공지능 같은 과학 기술을 사회복지 현장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연구소가 숙고할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실천학문인 사회복지학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연구소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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