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과외 중개 플랫폼, 대학생 튜터의 권리는?
화상 과외 중개 플랫폼, 대학생 튜터의 권리는?
  • 신다솜 기자
  • 승인 2020.11.29 06:1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재 | 화상 과외 중개 플랫폼의 현황과 전망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과외를 중개하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화상 과외 중개 플랫폼’(과외 플랫폼)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 튜터로 구성된 과외 플랫폼 ‘설탭’에서는 현재 13만 개 이상의 수업이 진행되며 이용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며 불평등 계약 관계, 운영 체계 미비 등 대학생 튜터로부터 여러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대학신문』은 화상 과외 시장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과 그 원인을 짚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봤다.

과외 플랫폼, 무엇이 문제인가

코로나19 상황에서 화상 과외 시장은 △비대면 수업 가능 △수업 시간 조정의 편리함 △대면 수업보다 저렴한 교습료 등의 이유로 초·중·고 학생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튜터로 참여하는 대학생도 계속 늘어나 시장 규모는 연일 커져 왔다. 그러나 시장이 확대되자 여러 문제가 함께 발생했다.

◇시장 확대에 숨은 불공정 계약=우선 튜터와 과외 플랫폼이 맺는 계약이 불평등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과외 플랫폼과 대학생 튜터가 맺는 계약서 내용에 튜터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부 튜터 사이에서는 대응 조직을 구성해 과외 플랫폼 업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업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일례로 설탭 튜터 중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학생들은 공동대응을 조직해 서버 문제 해결, 수업료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업체에 전달하기도 했다. 설탭 튜터 A씨(경제학부·19)는 “계약 당사자의 책임과 의무가 대학생 튜터에게 쏠려 있다는 점이 불만스러웠다”라며 “계약서에는 계약 당사자 양측의 책임과 의무가 명시돼야 하는데도 교사의 의무와 손해 배상 책임만 강조돼 있고, 업체의 의무는 명시돼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불안정한 고용, 쉬운 해고=튜터들의 고용 불안정도 중요한 문제다. 화상 과외 튜터는 임금 근로자와 프리랜서 사이의 온라인 개인 교습자라는 지위 때문에 법적으로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받기 힘들다. 과외 플랫폼 ‘탑클래스에듀아이’의 튜터 B씨는 “학생이 강사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면 한순간에 과외 자리가 사라지기도 한다”라며 “해고 통보를 미리 해주지 않은 상태에서도 강사를 너무나도 쉽게 바꿀 수 있는 제도가 강사 입장에서는 불합리하다고 느껴진다”라고 털어놨다.

◇튜터도 학생도 불만인 중개 수수료=무엇보다 과도하게 책정된 중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과외 플랫폼의 중개 비용이 높게 책정돼 학생들이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 튜터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비용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과외 플랫폼 ‘수파자’ 튜터 C씨(중어중문학과·17)는 “높은 중개료 때문에 실질 임금이 낮아지는 기분”이라며 “특히 화상 과외는 교재 파일을 미리 받기 때문에 수업에서 설명해 줄 문제를 미리 풀어가는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데, 들인 노력에 비해 실질적인 과외 시간이 짧고 수수료 비율도 높아서 수익성이 낮다고 느낀다”라고 토로했다. 수수료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설탭 관계자는 “튜터와 학생에게 태블릿 기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콘텐츠 개발·마케팅 비용도 상당해 수수료 인하와 급여 인상이 어렵다”라면서도 “일정 기간 이상 수업한 튜터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튜터와도 계속 논의해 가면서 문제점을 개선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수파자 역시 튜터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업 난이도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 지급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그러나 설탭과 수파자에서 교습 경험이 있는 D씨(서어서문학과·19)는 “과외 플랫폼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현재 지불하는 비용을 교습비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마케팅 비용 등을 핑계로 과외 플랫폼에서 튜터에게 낮은 시급을 주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고질적인 서버 문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플랫폼 서버가 불안정해 각종 불만을 초래하는 등, 플랫폼의 운영 체계가 부실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인터넷이 잘 연결돼 있어도 서버 자체의 불안정 때문에 수업이 중단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버 문제로 수업이 중단돼 과외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툴이 아닌 다른 툴을 이용해 수업을 이어나가더라도 이를 수업 회차로 인정하지 않는 사례도 존재한다. D씨는 “과외 플랫폼 측에서 다른 툴을 이용해 수업을 진행하지 말고 서버가 복구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향후 보강을 진행하라고 요구해서 곤란할 때가 많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수파자 관계자는 “수요가 폭증해 시스템이 과부하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라며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IT 서비스 분야 인력을 꾸준히 충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때그때 다른 교습비 지급 기준=한편 학생 관리 체계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은 점도 교습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다. B씨는 “학생이 수업에 무단으로 3회 결석했을 때 해당 회차 수업에 대한 강의료를 지급해주는 매니저가 있는가 하면, 학생에게 주의시키겠다고만 말한 매니저도 있었다”라며 “제대로 된 기준 없이 매니저의 재량대로 일을 처리하는 구조가 불만스럽다”라고 말했다. 업체 측은 정해진 내규를 상황에 알맞게 적용하는 것뿐, 매니저의 재량에 학생 관리를 전적으로 맡기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수파자 관계자는 “학생·학부모·튜터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자, 상황에 따라 내부 가이드라인을 유연하게 적용한다”라고 밝혔다.

과외 플랫폼 규제, 어려운 이유는?

계약 관계가 불평등하고 운영 체계가 부실하다는 문제가 제기되는데도, 튜터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인지도가 높은 플랫폼에 종사할수록 과외 플랫폼에 튜터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A씨는 “화상 과외 업계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설탭의 경우, 서비스에 불만족하더라도 학생 수 때문에 타 플랫폼으로 옮겨 가는 것이 망설여진다”라며 “독과점에 가까운 구조에서 대형 플랫폼에 튜터 개인이 목소리를 내기에는 부담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튜터와 업체가 기존 학원법의 관할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역시 법적 보호와 규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교육부 평생학습정책과 관계자는 “학원법은 대면 수업을 하는 개인 과외 교습자와 대면 또는 원격 수업을 진행하는 학원까지만 적용되기에 화상 과외 중개업자나 화상 과외를 하는 개인 교습자는 포괄하지 못해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이찬열 전 의원은 ‘과외중개사이트 폭리 방지법’(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기존에 통신판매업으로 등록돼 있는 화상 과외 플랫폼을 ‘온라인개인과외교습중개업’으로 별도로 규정하고, 중개 수수료를 교습비의 10% 이내로 제한하고자 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은 당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폐기됐으며, 21대 국회에서는 발의되지 않은 상태다.

더 나은 과외 플랫폼 운영을 위해

문제점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계약 당사자인 대학생 튜터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계약 권리를 공정하게 보장할 필요가 있다. D씨는 “소비자가 자신이 내는 비용 중 과외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가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라며 “과외 플랫폼에서 학생과 계약할 때 튜터에게 돌아가는 몫을 계약서에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박지순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정부가 제공하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해 계약 조건을 투명하게 공유하도록 권고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튜터의 처우를 개선하고, 구체적인 학생 관리 매뉴얼을 확립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B씨는 “튜터가 일정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학생의 한 달 결석일수를 제한하거나, 튜터를 교체할 때 반드시 사전에 통보하도록 하는 등 운영 체계를 개선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튜터가 협동조합을 조직해 업체와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설탭과 수파자는 현재 설문 등의 방법을 통해 튜터와 학생의 의견을 주기적으로 받아 개선 방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개별 의견을 수합하는 데에 그치고 있는 만큼 의견을 조직적으로 교환하기 위한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지순 교수는 “협동조합은 튜터가 업체와 대등하게 협상할 환경을 마련해 준다”라며 “처음 계약할 때부터 자사의 협동조합을 튜터에게 알리도록 하면 지금보다 공정한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법이 화상 과외 튜터와 업체 등 다양한 주체를 포함하도록 개정될 필요도 있다. A씨는 “업체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라면서도 “업체의 자체적인 서비스 개선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국가 차원의 제도적인 노력 역시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중개 수수료를 제한하는 등 관련 제도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체 측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설탭 관계자는 “현재 학원법의 다수 조항은 기존의 학원 및 과외 시장에서만 유효하다”라며 “새롭게 등장하는 사업 모델을 포괄하면서도 튜터·학생·업체 모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이 마련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후에도 화상 과외 시장은 편리한 과외 방식과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 서비스에 힘입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들이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살린 교육 방식으로 시장을 넓혀가는 가운데, 플랫폼 종사자나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는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화상 과외 시장이 성장하면서도 과외 교습을 하는 대학생에게 공정한 대가와 적절한 처우가 보장될 수 있도록 업계와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되기를 기대한다.

삽화: 이현지 부편집장 dlguswl0829@snu.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멋이밴놈 2020-11-29 11:03:27
21대 국회에서 발의가 되는 게 최우선이네요. 법이 갖춰져야 핑계를 못 댈테니.

야크신 2020-11-29 09:57:52
코로나19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는데, 관련 법률과 운영 시스템이 미비하여 과외 노동자들이 적잖은 피해를 보고 있네요. 추윤대첩에 쏟는 열정의 절반 만이라도 이 문제의 해결에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