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ㆍ임헌영 엮음, 한길사, 2만2천원

언론인으로, 한국 현대사의 산 증인으로 살아온 리영희 선생의 인생 회고록.

저자가 뇌출혈 이후 거동이 불편해졌기 때문에 임헌영 교수(중앙대ㆍ국어국문학과)와의 대담 형식으로 책을 구성했다. 저자는 6.25 전쟁을 겪으면서 반전ㆍ평화주의자가 된 이유, 외신 기자로 일하며 미국에 예속된 한국의 현실을 깨닫는 과정 등 삶의 여정을 구술했다. 이를 통해 그의 사상이 형성되는 과정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잘못된 사회인식 등 남한사회의 허위와 정치ㆍ사상적 ‘우상’의 가면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북괴’ 대신 ‘북한’이란 표현을 남한 최초로 사용했던 이유에 대해 “지식인의 역할은 사물의 이름을 정확하게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저자는 “‘의식’ 없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라고 충고하며 지식인의 역할을 중시했다. 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한겨레 신문」 창간에 관여했고, ‘한겨레 신문 북한취재기자단 방북기획 사건’등 수많은 시국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한국 근현대사의 현장에서 일생을 보낸 그의 자서전은 그 자체로 훌륭한 역사 교과서이며, 예비 언론인들에게는 언론인의 상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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