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눈이 소복이 쌓인 연건캠퍼스 연구관(2동)에서 전용성 교수(의학과)를 만났다. 추운 날씨였지만 기자들을 맞는 전 교수의 웃음에는 따스함이 배어 있었다. 전용성 교수는 신호전달학의 선구자이자 대한기초의학협의회 회장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전용성 교수
전용성 교수

Q. 신호전달학을 전공했다. 신호전달학이라는 학문은 어떤 분야이며, 이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지금 말하는 것과 그것을 듣고 이해하는 것 모두 신호이다. 넓게 보면 휴대전화, 텔레비전, 유튜브 모두 신호 전달이다. 내가 연구했던 것은 생체에서 일어나는 신호 전달로, 신호가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를 통해 어떤 생명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고찰한다. 신호전달학을 전공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대학에 교수로 임용된 후 2년쯤 일하고 유학을 했는데 그때 신호전달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자인 *G단백질을 연구하는 실험실로 갔다. 그 일을 계기로 그때부터 계속 관련 연구를 했다.

Q. 대한기초의학협의회 회장으로서 의사국가시험에 기초의학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A. 의학 분야는 크게 임상의학과 기초의학으로 나뉜다. 임상의학은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하는 분야다. 의대 나오면 다들 환자를 보는 의사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95% 맞는 말이다. 그렇지 않은 의사들은 기초의학을 하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의학에서 기초의학 분야는 쇠락하고 있다. 이는 의학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 의학 전공자의 교육 문제뿐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국민의 건강 유지에도 지장이 갈 것이기 때문이다. 기초의학 분야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후계자 양성과 교육이 제대로 된다. 이런 이유로 의사국가시험에 기초의학을 도입시키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40년을 주장했지만 변하지 않았다. 

Q. 좌우명이 있다면?

A. 진인사대천명. 노력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운에 맡긴다는 의미다. 나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공부하는 것도 앞으로의 결정과 일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하는 것이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노력을 안 할 이유는 없다. 노력하지 않고서 되는 일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주어진 시간과 능력, 그리고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기다리면 된다고 믿는다.

전용성 교수는 두 가지 당부를 했다. 하나는 서울대 학생으로서 자랑스러움의 근거를 입학에서 찾지 말라는 말이었다. 두 번째는 서울대가 모든 대학 중의 하나에 머물 것이 아니라 다른 대학을 선도하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 교수는 “연구와 교육은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대학과 학생이 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G단백질: 구아닌 뉴클레오티드가 결합된 단백질. 세포 바깥에서 발생한 화학적 신호를 내부로 전달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사진: 송유하 기자 yooha614@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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