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행정관 연구부총장실에서 노동영 교수(의학과)를 만났다. 노 교수는 유방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관련 연구와 수술에서 많은 변화를 이끈 유방암 분야의 선구자다. 한국유방건강재단 상임이사이자 대한암협회 회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 그에게서는 연구 분야에 대한 따스한 열정이 느껴졌다.

노동영 교수
노동영 교수

Q. 연구부총장으로서 연구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대학의 연구 활동은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연구부는 연구행정 전반을 담당한다. 연구부총장은 실무를 맡기보다는 업무를 총괄하고 대학의 프로그램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기획하는 역할을 한다. 2년의 임기 동안에는 주로 시흥캠퍼스와 관련된 일을 했다. 부임 당시 시흥캠퍼스 진척이 잘 안 되던 상황이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10개 분야에서 세계 10위 연구력을 갖추겠다는 ‘10-10(텐텐) 프로젝트’의 업무도 맡아 칭화대와 싱가포르 국립대의 성공적인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또한 캠퍼스 관리와 안전문제, 연구의 효율성 문제에 대한 지원이 미진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집중적으로 보완했다. 연구는 대학의 기본적인 가치 중 하나다.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은 다양한 노선에서 연구를 진행해야 하며, 어떤 분야의 연구든 새로운 가치 창출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연구는 그 대학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Q.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있었다면?

A. 내 터닝포인트는 유방암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이다. 당시에는 유방암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고 유방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았다. 유방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핑크리본’ 캠페인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했다. ‘핑크리본’ 캠페인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는데, ‘롯데월드타워’나 ‘남산타워’와 같은 건물이 10월의 어느 날 핑크빛으로 변해있는 것도 이 캠페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핑크리본’ 캠페인과 같은 건강문화 활동은 국민 건강 증진에 있어 진료와 수술만큼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Q.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연구 유산이 더 잘 상속됐으면 한다. 서울대에는 세계적인 교수들이 많다. 안타까운 부분은 교수 개개인의 뛰어난 연구를 후학들이 이어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대에 따라 연구의 유행이 바뀐다는 점도 아쉽다. 우리도 노벨상을 받으려면 학문의 한 분야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대는 연구자산이 많은 대학인 만큼 원점에서 연구를 시작하기보다는 앞선 연구를 이어받아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길 바란다.

노 교수는 끝으로 유방암 분야의 연구 과제는 무궁무진하게 남았지만, 자신에게 남은 과제는 그동안 연구해왔던 것을 이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다른 기관에서 진료를 계속하며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것”이라며 퇴임 이후의 계획을 전했다.

사진: 이호은 기자 hosilver@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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