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서울대병원에서 윤병우 교수(의학과)를 만났다. 그는 내과와 신경과 전문의로서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와 교육에도 힘써왔다. 뇌졸중 연구에 크게 공헌한 그는 2016년에 대통령 주치의를 맡기도 했다. 윤 교수는 "학부 졸업 후 정년까지 서울대에서 보낸 40년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라며 정년을 맞이하는 소감을 밝혔다. 

윤영우 교수
윤영우 교수

Q. 신경과와 내과 모두에서 전문의를 했다. 계기가 무엇인가?

A. 병원에서 신경과 진료를 주로 해왔지만, 처음에는 내과 전문의였다. 내과 전문의 수료를 마치고 신경과 전문의가 됐다. 신경과 전문의가 된 이유는 학부생 때부터 뇌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이를 탐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과와 신경과가 맞닿은 뇌혈관질환을 전공했다. 뇌혈관질환은 주로 연세가 있는 분들께 자주 나타나며 뇌혈관질환을 가진 환자의 대부분은 내과 질환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과와 신경과 전문의인 내게 일부러 찾아오는 환자도 있고 내과 의사들이 신경과 질환 환자를 같이 치료해야 할 때 내게 의뢰하기도 한다.

Q. 기억에 남는 연구 성과물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두 개가 기억난다. 첫 번째는 2005년에 감기약 안에 있는 한 성분이 뇌졸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그 약은 미국에서 식욕억제제와 감기약으로, 한국에서는 저용량 감기약으로 쓰이는 약이었다. 미국에서 먼저 그 약의 위험성이 발표됐고, 한국도 이후 약의 위험성을 연구했다. 그 연구의 책임자를 맡아 해당 약이 뇌졸중 유발 위험이 있음을 밝혔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내가 한 연구를 근거로 해당 감기약을 유통시장에서 전부 철수시켰다. 둘 째로는 뇌졸중임상연구센터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이다. 지금도 반영되고 있는 뇌졸중 진료지침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여러 연구자들이 모여 연구자 네트워크가 생겼다. 그로 인해 국내외 다기관 임상 연구와 임상시험이 가능해졌다. 뇌졸중임상연구센터 프로젝트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됐는데, 당시에는 임상연구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한국의 뇌졸중 임상 연구 발전에 크게 공헌할 수 있었다.

Q. 퇴임 이후 계획은?

A. 의정부에 새로 생길 을지대학교병원의 병원장이 됐다. 신생 병원이고 규모가 커서 오히려 은퇴 전보다 더 바빠진 듯하다. 은퇴 전에는 진료와 연구, 그리고 교육에 힘썼다면 은퇴 후에는 CEO에 가까운 역할을 할 것 같다. 새로운 역할을 맡게 돼 은퇴 후에도 편히 쉬지는 못할 것 같다.

윤 교수는 끝으로 “40년 동안 의사가 된 것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라며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돌본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학들에게 “의사라는 직업은 고맙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직업”이라며 보람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길 당부했다.

사진: 김가연 기자 ti_min_e@snu.ac.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