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분자진단 검사 도입에 우려 나오기도

신속분자진단검사 도입 추진

중대본에 협력 요청 공문 전달

이공계 대학원 우선 시행 계획

일각에서는 성급한 도입 우려

지난달 18일, 본부가 ‘신속분자진단검사’ 도입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는 공문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전달했다. 이로써 본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종식 시기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 신속분자진단검사를 도입해 캠퍼스 운영을 점진적으로 정상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현숙 연구처장(생명과학부)은 “서울대가 나서서 출구 전략을 마련할 때”라며 “위험이 일부 있다 하더라도 대학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신속분자진단검사 도입을 시도하겠다”라고 전했다. 현재 본부는 협력 요청 공문에 대한 중대본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서울대는 PCR* 원리와 LAMP* 원리를 활용한 신속분자진단검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서울대가 신속 PCR 검사 방식을 도입 논의 중이라 보도됐으나, 『대학신문』 취재 결과 서울대는 두 방식 모두를 검토 중이다. 신속분자진단검사는 RNA를 통해 양성 여부를 판별하는 검사 방식으로, 이 검사가 도입되면 학생들은 1시간 이내에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다.

중대본이 협력 요청을 받아들이면 본부는 검토를 거쳐 자연대·공대 대학원부터 신속분자진단검사를 도입할 예정이다. 신속분자진단검사가 도입되면 학생들은 매주 1~2회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게 된다. 양성으로 판정된 학생은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표준 PCR 검사를 거쳐야 한다. 본부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비인두도말검사’에 학생들이 갖고 있을 거부감을 고려해 타액을 사용한 분자진단도 계획하고 있다. 이현숙 연구처장은 “신속분자진단검사는 현재 방역 방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교가 주기적으로 학생들의 감염 여부를 관리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방역 권한을 위임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대학은 학내에 코로나19 센터가 있어 주기적으로 학생들의 감염 여부를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연구 현장의 피해가 증가하는 가운데, 학생들은 신속분자진단 검사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범준 씨(전기정보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20)는 “현재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자율 출퇴근을 진행하고 있는데 검사가 도입된다면 안전하게 출퇴근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연구실 인턴을 했던 이재영 씨(지구환경과학과·19)는 “대부분 대면 출근을 하는 연구실의 경우 신속분자진단검사 방식이 기존 출입 대장 관리 방식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속분자진단검사가 실제로 적용됐을 때 어떤 위험이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성문우 교수(의학과)는 “신속분자진단검사는 표준 PCR 검사에 비해 짧은 시간이 걸린다는 장점이 있지만, 검사의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검사법 결정에서 검사의 신속성만을 고려하기보다 검사법의 성능이 충분히 입증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조원빈 씨(우주항공공학과·19)는 “학교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있고 검사를 받는다고 해서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장학복지과 김민아 선임주무관은 신속분자진단 도입에 대해 “지금 논의 중인 단계라 시행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중대본의 답변을 받고 검토해야 확정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PCR: 의심 환자의 침이나 가래 등에서 RNA를 채취해 실제 환자의 RNA와 비교해 일정비율 이상 일치하면 양성으로 판정하는 검사 방법

*LAMP: 표적 유전자에서 일부 영역을 사슬치환반응으로 증폭시키는 방법. 검사 소요 시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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