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대학문학상 수상자 특별기고
제62회 대학문학상 수상자 특별기고
  • 대학신문
  • 승인 2021.02.28 0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제62회 대학문학상 시 부문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된 「고황(膏肓)」의 작가 이진우 씨(국어교육과·17)의 작품을 싣습니다.

 

에디슨 수면 클럽

 

상시 모집합니다

모집 인원: ○명

가입 자격: 비자발적 수면 부족 경험자

자고 싶은데 할 일이 남았다고요?

바로 당신을 위한 클럽입니다

 

<모두의 자고 싶은 만큼 잘 권리〉

 

만성 피로, 수면 장애, 성취 중독

자기 착취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잠은 인생의 사치이자 낭비”1)?

이제는 새로운 구호가 필요합니다

 

<잠의 주체성 회복, 에디슨으로부터의 혁명〉

 

밤잠을 헌납하고 일하는 사람부터

5분만 더 게으르고 싶은 사람까지

모두 E.S.C.(Edison Sumyeon Club)로 오세요

 

회원 인증: 노트북, 컴퓨터의 ESC 키에 표식을 남기세요

 

<우리는 가난한 잠과 연대합니다〉

 

자매 클럽

발자크 커피 클럽(B.C.C.)도 절찬 모집 중

 

작성일: 2021-02-13 03:49

문의처: edison.sumyeon.club@gmail.com

 

1) 발명가 에디슨의 수면철학으로 알려진 말입니다. 출전은 확인하지 못했음을 고지드립니다.

 

 

자라고 있는

 

고구마에서 보랏빛 꽃이 핀다

생장점이 어두웠겠지

 

피어나는 냄새가 비린 건 나뿐일까

 

정면으로 빛을 받고 나는 그림자가 된다

그늘은 지겹고 햇빛은 어지러워서

모호한 조도에서 경계가 조금 흐려진다

 

깜깜한데 피어나는 것은

자기가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

모르면서 자랄까

어떻게

 

자라려는 몸짓이 서툰 게 나뿐일까

 

그림자가 물 탄 듯 일렁이고

땅이 따뜻해져 아지랑이가 핀다

피어오르는 것은 또 왜 숨이 막히는지

 

아침 하늘은 물빛이고

물 오른 연둣빛 은행잎들이

하나씩 떨면서 하나로 나부끼는

이런 날에는 죽기 싫다고 생각한다

 

감은 눈꺼풀이 노래져

암실이 순간 환해진다

잘하고 있다는 말이 맺혔다 사라진다

 

눈썹뼈가 욱신거리는 날짜는

누군가의 생일이겠지

 

깜깜하던 마음에서 싹이 나

 

안녕할까

 

 

慶 覆蓋工事完了 祝

 

언젠가부터

개천에서 용 나는

꼴을 못 보겠다고

수군대던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