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인 | 관악구 사람들

2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맞아온 '서울대역 전집'. 학생들의 모임 장소, 직장인의 쉼터, 동네 어른들의 잡담 공간이 돼 주는 서울대역 전집은 명실상부한 서울대입구역 맛집이다. 이 가게는 육촌 지간인 곽미향 씨(66)와 김인숙 씨(60)가 운영한다. 이들은 가락시장에서 재료를 사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전은 정성 없이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매일같이 직접 재료를 골라 반죽하는 것이 그들의 철칙이다.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냐는 질문에 곽 씨는 "신입생 때 왔다가 졸업할 때, 군대갈 때, 결혼할 때 찾아왔던 손님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결국 아이를 데리고까지 왔더라"라며 웃음 지었다. 김 씨는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왔기에 중국어가 더 익숙하다. 그는 "중국인이라며 정말 못되게 구는 사람도 많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어를 잘하는 서울대 학생이 친구의 말을 듣고 일부러 찾아와 중국어로 말을 걸어줘 감동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곽 씨는 항상 방문해주는 서울대 학생들에게 고맙다며 요즘은 학교를 안 오니 볼 길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학생들이 편히 먹을 수 있게 가격도 올리지 않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곽 씨는 나이가 허락하는 한 가게를 계속 운영할 것이라면서 "이 가게는 변함이 없을 테니, 언제든지 와 달라"라고 말하며 포장마차를 빙 둘러서서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던 서울대 학생들을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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