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입학 이후 지금까지 관악사에 살고 있다. 그리고 늘 불편하다 느끼는 점이 있다. ‘택배보관소’다. 택배보관소는 대학원생활관(901동) 지하에 있는데, 어떤 관에 사는 기숙사생이든 이 택배보관소를 이용해야 한다. 

기숙사생으로서 택배보관소를 이용하며 느끼는 첫 번째 불편함은 ‘거리’다. 919동에서 택배보관소까지 5분, 가장 먼 글로벌학생생활관(915동)에서는 택배보관소까지 7~8분이 걸린다. 택배를 받으러 자주 가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택배로 받아야 할 때 아주 불편하다.

두 번째 불편함은 ‘운영 시간’이다. 택배보관소는 학기 중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려 있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영업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업 시간과 겹치는 경우 급하게 받아야 하는 택배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세 번째 불편함은 ‘연체료’다. 기숙사생들은 택배보관소에 택배가 도착하고 5일 동안 찾아가지 않으면 연체료를 내야 한다. 문제는 연체 날짜를 계산할 때 일요일과 공휴일도 포함한다는 점이다. 명절 연휴 전날 택배가 도착했다면 연휴가 끝나고 택배보관소가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택배를 찾으러 가도 연체료를 내야 할 수도 있다.

네 번째 불편함은 ‘택배 수령’이다. 택배보관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음에도 택배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 택배보관소에서 동별로 택배를 분류해 정리해 놓지만, 택배가 많아 자신의 택배를 찾는 데만 수십 여분이 걸릴 때도 있다. 심지어 가끔 자신의 택배가 다른 동 선반에 잘못 정리돼 있기도 한데, 그 경우 택배를 제대로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찾으면 연체료도 내야 한다.

다섯 번째 불편함은 ‘식품 배달’이다. 기숙사생들은 ‘마켓컬리’나 ‘로켓 프레시’와 같은 신선 식품 배달 업체를 통해 음식을 배달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새벽에 배송 온 음식들이 전부 택배보관소로 가니 새벽 배송의 의미가 없다. 택배보관소는 오전 10시부터 영업하기 때문이다. 

관악사 자치회에서 기숙사생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건의사항을 택배보관소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는 기숙사생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단기간에 모든 기숙사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는 어렵겠지만 택배보관소 운영 시간 연장, 일요일·공휴일 택배보관소 무인 운영, 동별 택배보관소 마련과 같은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이경서(미학과·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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