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의 안과 밖
국회의사당의 안과 밖
  • 구효주 기자
  • 승인 2021.03.14 0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효주 사회문화부 기자
구효주 사회문화부 기자

“너 좌파야 우파야?” 이런 부류의 질문을 종종 듣는다. ‘우파루파’ ‘수능 한파’ 좋아하는 노래 ‘음파음파’(Umpah Umpah) 같이 온갖 ‘파’로 끝나는 단어들은 다 동원해 웃으며 대충 답을 하고 넘겨왔다. 개인의 성향을 얄팍하게 두 개로 나누려는 시도는 그리 달갑지 않았고, 일단 답을 하고 나면 더불어민주당 혹은 국민의힘, 둘 중 하나의 지지자로 생각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극화돼 차이가 도저히 좁혀지지 않는 국회를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한데, 내 일상생활에서까지 둘로 나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각설하고 앞으로의 정치가 조금 더 건전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기사를 통해 나도 이상적인 정치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공동 기획을 시작했다. 취재하러 의원회관을 찾았다. 각 정당에 속해있는 정치인들이 한 말을 들었고, 견해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합당한 말이었다. 내가 정치 지향에 대한 답을 미루는 이유가 양극화된 정당과 정쟁 속에 있다고 단정 지었던 지난날이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누군가는 말만 번지르르한 정치인들이라며 비판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정치의 미래를 국회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국회의사당 정문을 나서며 곧바로 목격한 건 가사가 잘 들리지도 않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람이었다. 여의도를 떠났지만 윙윙대는 앰프 소리는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양가적인 생각이 교차했다. 형태가 어떻든 원하는 바가 있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밖에 나와 있는 것 아니겠는가.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은 그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제도 같았다. 그런데 막상 공론장을 열면, 공론장이 열려있던 만큼 우리도 열린 마음으로 참여했는가?

사실 열린 마음으로 공론장에 참여할 기회를 놓친 건 국회 앞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정쟁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회피하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플라톤의 『국가』에 “스스로 통치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을 경우에, 그에 대한 최대의 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한테 통치를 당하는 것일세”라는 구절은 본래 정치 엘리트인 철인을 향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을 오늘날 많은 사람이 모든 국민을 향한 말이라고 받아들이는 이유는 우리가 이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 나은 정치 사회를 찾고자 했던 내가 이 말을 재해석해 내린 나름의 답이다. 본인이 철인이라고 생각하면 정치를 할 것, 제대로 된 철인을 뽑을 것, 그리고 철인을 한 번쯤은 믿어줄 것.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