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공동 인터뷰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 25일(목) 오후 12시부터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는 내년 3월, 재보궐 선거가 이뤄지기 전까지 약 1년의 임기 동안 직무를 수행한다. 일각에서는 이듬해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에 해당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학신문』은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로부터 공약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Q. 19~29세 청년에게 ‘기본자산’으로 최대 5천만 원 무이자 대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기본소득 대신 기본자산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이유가 무엇인가.

A. 서울시 예산의 10분의 1에 달하는 4조 원을 매년 기본소득 예산으로 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 들었다. 예산을 투입한 만큼 소비가 활성화될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기본소득 개념이 아닌 기본자산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19세부터 29세까지의 청년에게 5천만 원을 무이자로 대출해 사회생활을 위한 출발선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혜택을 받은 청년은 30세부터 40세까지 10년간 원금을 갚으면 된다. 이자는 서울시가 부담한다. 청년들이 갚을 원금은 추후에 회수할 수 있으므로 서울시 재정에도 큰 타격이 없을 것이다.

Q. 당선 후 5년간 공공주택 3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중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공공주택을 확대하겠다”라고도 말했는데, 향후 공공주택 30만 호를 공급하게 된다면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으로 몇 가구를 공급할 계획인지.

A.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청년 맞춤형 주택공급 정책 ‘청신호’ 프로젝트를 보조하는 차원에서 △토지임대부 3만 5천 호 △지분적립형 3만 5천 호 △공공임대 9만 5천 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업무와 주거공간을 결합한 맞춤형 주택을 역세권이나 21개 혁신성장 클러스터 중심으로 공급해 이동성과 생활 편의성을 높일 것이다.

한편 공공기여금이나 공공자금, 혹은 민간의 사회투자기금을 빌려 ‘서울주택도시기금’을 조성할 것이다. 소위 반지하·옥탑방·고시원 등 ‘지옥고’라 불리는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한 청년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주거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사각지대 없는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Q. 새로 도입하겠다는 ‘KS-코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방법으로 새로 도입하는 디지털 화폐의 이용률을 높일 예정인지.

A. 당선 이후 서울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재난위로금’은 지급 개시 후 6개월 이내에 소멸하는 디지털 화폐다. 재난위로금이 블록체인 기반의 ‘KS 서울 디지털 화폐’로 지급되면 위로금의 유통 경로를 분석할 수 있어 행정과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사용 기간을 6개월로 늘린 이유는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시행착오의 시간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재난위로금은 결국 서울시민이 낸 세금이다. 이를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에게 돌려주면서 서울을 블록체인과 프로토콜 경제의 허브로 만드는 마중물로 쓴다면 소비 문화에도 활력을 줄 것이다.

Q. 도심 내 열섬현상*을 해소하고 친환경적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수직 정원’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정책의 성공 사례는 국내외 통틀어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뚜렷한 성공사례가 없음에도 기존의 녹지를 활성화하지 않고 수직 정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세운 이유는.

A. 이탈리아 밀라노에 2014년 완공된 ‘수직 숲 도시’(Bosco Vertical)는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는 사례다. 공기 정화·냉난방 에너지 절약·소음저감·생태계 다양성 증진 등 효과가 다수 증명된 바 있다. 실패 사례로 언급된 중국의 수직 정원이 조성된 쓰촨성 지역은 연간 일조량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기후가 습한 탓에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곳이기에 비교 대상으로 적절치 않다. 현재 여러 버전의 수직 정원 도시를 검토하고 있고, 중·소규모 버전은 클러스터링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토지임대부 주택: 건물만 입주자에게 분양한 상태로 토지를 일정 기간 빌려주는 주택

*지분적립형 주택: 입주 시 분양가의 20~40%를 내고 잔금은 거주하면서 20~30년 동안 갚는 방식이 적용되는 주택

*열섬현상: 도심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것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Q. 당선 이후 서울시에만 있는 ‘서랍 속 규제’를 정리해 방치되고 있는 주거지를 개발함으로써 주택 공급에 가속을 붙이겠다고 발언했는데.

A. 부동산 시장은 일반 시장과 달리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안정적인 공급이 없다면 가격은 크게 오른다. 그간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소극적으로 일관해왔다. 1970년대에 만들어진 안전등급 D등급 아파트들이 행정 규제로 재건축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성문법과 시행령에 기재되지 않은 서울시만의 방침이 큰 걸림돌이 됐다.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건축물을 7층 이상 짓지 못하게 하는 고도제한 규제와 한강변 아파트 최대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규제가 그 예시다. 현재로서는 이런 서랍 속 규제들을 풀어 토지 용적률을 높이는 것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타개책이다. 규제를 풀면 추가적인 주거·상업 공간을 확보해 공급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Q. 민간이 보유한 토지 중 이용률이 낮은 토지 위에 공공주택을 짓는 민간 참여형 공공주택 정책을 시행해 청년 주거지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A. 정식 명칭은 ‘민간토지임차형 공공주택제도’다. 민간의 토지를 빌려 주택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시행하면 분양가에서 토지 부분이 제외된 만큼 이전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토지 소유주 역시 수십 년에 걸쳐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공시지가가 인상돼 토지나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에게 막대한 세금 부담이 주어지고 있는 만큼, 소유주에게 세제 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소유주도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Q.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 중인 정책으로 다른 것이 있나.

A. 소규모 재개발 사업인 ‘모아주택 제도’도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대지 면적이 좁아 방치되고 있는 소규모 단독주택이 많다. 이 주택들을 모아 도심형 타운하우스 형태로 개발하고 청년용 공공주택으로 활용할 것이다. 이때 청년 매입 임대 사업의 규모를 확대해 연간 1,000호였던 공급량을 2,000호로 늘릴 계획도 세우는 중이다. 한편 청약 제도에서 낮은 가점을 받는 청년 가구도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 청년할당제 역시 도입하고자 한다.

Q. 청년들의 경제난을 해소하기 위한 자금 지원 정책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A.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범유행으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많은 대학생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그간 만 19~39세의 청년 중 중위소득 120% 이하인 1인 가구 5,000명에게 월 20만 원의 월세를 최대 10개월간 지원해왔지만, 수혜 대상이 적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혜 대상 범위를 연간 5만 명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이 경우 추가로 연간 1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서울시의 재정 여력상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본다.

Q. ‘서울시민 안심소득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시적으로 지급되는 소액 재난지원금과 달리 가구 생계를 실질적으로 보조하기 위한 정책인 것으로 아는데,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형평성은 어떻게 보장할 생각인지.

A. 최근 정부와 집권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제도는 개인별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똑같은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와 달리 안심소득 제도는 중위소득 100%(4인 가구 기준 연 6,000만 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중위소득에 미달하는 금액의 50%를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해 소득 양극화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경제적 사정이 어려울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조치함으로써 사회적 형평성과 복지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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