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코로나19 속 교환학생을 만나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위험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늘도 타향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교환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코로나19의 상황 속에서 어떤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을까? 『대학신문』은 △파리정치대에 교환학생으로 간 정은교 씨(정치외교학부·18) △덴마크에서 서울대 교환학생으로 온 이사벨라 블론드 씨(경제학부·21) △프랑스에서 서울대 교환학생으로 온 에바 게르스텐라와 씨(법학과·20)와 함께 교환학생 인터뷰를 가졌다.

대학신문은 지난 20일(토)와 21일 줌을 통해 교환학생 좌담회를 가졌다.
대학신문은 지난 20일(토)와 21일 줌을 통해 교환학생 좌담회를 가졌다.

Q. 외국에 교환학생으로 간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정은교(정): 코로나19로 부모님이 걱정하셨지만,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여는 대학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였다. 마침 친구가 같은 학교에 합격해 부모님도 안심하고 교환학생을 허락했다.

이사벨라(이): 오랫동안 교환학생으로 가고 싶어 준비해왔다는 것을 가족도 알고 있었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덴마크보다는 괜찮은 편이어서 괜찮다는 반응이었다. 주변인들이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많이 묻기도 했다.

에바(에): 가족도 내가 동아시아로 가고 싶어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한국은 코로나19에 괜찮게 대처하고 있었고, 주변인들도 프랑스보다는 한국으로 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했다. 

 

Q. 교환학생으로서 꼭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하지 못한 것이 있나?

정: 사람을 많이 못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 지난 20일(토)에는 3차 파리 봉쇄령이 내려져 다른 지역 여행도 취소했고 외출 시에 신경을 많이 쓴다. 원래는 유명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현재 모두 폐쇄됐다. 또한 유럽은 야외 문화가 발달해 노천식당이나 노천카페가 활성화돼 있는데, 이런 소소한 재미를 못 느끼고 돌아갈까 봐 안타깝다.

이: 가족과 여행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었다. 또한 캠퍼스를 거닐며 강의실도 살펴보고, 덴마크와 한국 학교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보고 싶었다. 그러나 수업 환경이 바뀌어, 음소거를 한 채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슬펐다. 특히 토론 수업은 진행하기 어려웠다.

에: 여러 나라를 오가며 문화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에 동아시아 여행을 다니고 싶었다. 한국 학생들도 많이 만나고 싶었는데 결국 둘 다 하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해 10월에 일부 수업이 4주간 대면으로 진행됐었는데, 잠깐이나마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기뻤다.

 

Q. 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겪었던 차별이 있었나?

정: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아시아인 대상 테러를 조심하라는 대사관 공지가 오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만큼은 아니어도 혐오 문제가 종종 일어난다. 특정 인종을 향한 혐오 범죄를 보면 사람들은 세계화를 이야기하지만, 세계화에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한 것 같다.

에: 차별이 약간은 존재한다고 느꼈다. 지하철이나 식당에서 말하면 내가 외국인이다 보니 주변 시선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서울시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강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했던 것도 차별이라고 느꼈다. 지인의 경험에 의하면 그는 외국인 코로나19 검사 줄에서 2시간이나 대기했지만, 한국인 줄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물론 본국에서도 아시아인 차별이 자주 발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내·외국인을 구분하지 않았는데, 한국에서는 그것이 덜 문제시되는 것 같다.

 

Q. 입국 및 격리 절차, 비대면 체제로의 전환 등에 대해 학교로부터 충분한 안내나 지원이 있었나?

정: 국제협력본부(OIA)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출국 1주일 전, 프랑스에서 자가격리 절차가 생기고 특별 사유가 있어야 출국이 가능해졌다. 이때 OIA 담당자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한 Q&A 시간이 있어서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는 파리정치대 행정처의 도움을 받았다. 수강신청 전에 Q&A 시간이 마련돼 비대면 수업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 의료보험이나 은행 등 생활방식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었다.

에: 한국의 격리 절차가 체계적이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 학습에 관한 정보는 OIA에서 많이 받았다. 그래도 이번 학기는 작년과 수강신청 방식이 달라 혼란스럽기도 했다. 한편 전공 영어 강의가 많이 없어 문제가 생겼다. 아직 한국어로 법학 수업을 들을 만큼 실력이 좋지는 않은데, 법학과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단 하나였다. 게다가 법학과 학생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수업을 들을 수 없도록 제한돼 있었다. 다음 학기에는 고쳐졌으면 하는 문제다.

이: 앞선 의견에 동의한다. 덴마크에서는 학부 수업도 영어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영어 강의가 많이 없어 아쉬움이 크다.

 

Q. 코로나19로 인해 바뀌거나 새로 생긴 생활 패턴이 있다면?

정: 친구들과 줌으로 만나는 것이 일과가 됐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오후 6시 통금이 생겨, 새벽에 일어나 산책하고 장을 보는 등 생활 패턴이 오전으로 옮겨갔다. 또한 외식이 어려워져 요리를 직접 할 수밖에 없었고, 그 덕에 요리 실력이 많이 늘었다. 

에: 생활 패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프랑스에 있을 때는 매우 체계적으로 시간 관리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스케줄도 많이 미뤄지고, 과제하고 늦게 일어나는 일이 빈번해졌다.

 

Q. 다음 학기 교환 학생을 준비하는 학생들에 대한 당부가 있다면?

정: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이전 생활로의 복귀는 힘들 것 같다. 그럼에도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것은 새로운 환경에 도전한다는 의미가 있다. 종전처럼 모든 것을 누릴 수는 없어도 주어진 상황에서 방법을 찾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이: 나와 상대방, 그리고 통역사가 함께 통화를 진행하면 중간에서 통역사가 통역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격리 기간에 보건소에 전화해야 할 때 통화 서비스를 이용했다. 온라인으로 관련 정보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에: 한국에서는 무엇이든 간에 지켜야 할 절차들이 많은 것 같다. 교환학생 전용 문의처를 찾아 질문하면, 문의처에서 많은 부분을 도와줄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주변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분명 그들이 꿈꿔왔던 교환학생의 모습과 지금은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면서 나름대로 코로나19에 적응하는 방식을 찾아냈다. 전 세계를 잇는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그들의 앞길 역시 가도가 되길 기원한다.

삽화: 김윤영 기자 kookie1026@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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