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면 수업이 크게 줄고 캠퍼스 방역을 위해 학내 여러 건물의 출입이 통제됐다. 학기 중에는 늘 개방돼 있던 건물들에 출입카드 없이는 드나들 수 없게 됐고, 일부 출입구들은 아예 출입이 불가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이 코로나19 방역에 크게 기여하는 지에는 의구심이 든다. 초기에는 대다수 출입구를 통제하는 대신 개방된 출입구에 체온측정 장치를 설치하고 출입명부를 작성하게끔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도서관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그런 장비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체온 측정도, 출입자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건물의 출입구를 통제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조치일까. 또한 일부 출입구를 폐쇄한 건물들의 경우 개방된 출입구들이 서로 연계되지 않아 바로 옆 건물인데도 먼 거리를 돌아서 가야 했다. 특히 통행을 위해 엘리베이터나 경사면 등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 구성원의 경우 더욱더 먼 거리를 돌아서 이동해야 하는 만큼 적잖은 불편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학내 구성원들은 캠퍼스 건물 출입 권한과 관련해 여러 차례 불만을 표출했다. 일부 단과대 건물의 경우 해당 단과대에 소속된 학생들만이 출입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타 단과대생들이 불편을 겪은 일이 많았다. 동아리 활동을 위해 강의실을 빌렸음에도 출입 권한이 없어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은 늘 있었고, 화장실이 급해 건물 출입구를 찾아도 출입카드로 문이 열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던 일도 부지기수였다. 심지어는 다전공생으로 속해있는 단과대임에도 출입 권한이 부여되지 않아 해당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웃지 못할 일 역시 흔했다.

따라서 학내 여러 건물의 출입 관리 시스템에 대한 몇 가지 개선점을 학교에 요청하고자 한다. 첫째, 서울대는 실질적으로 방역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일부 출입 통제를 완화하고 출입카드 사용 이력을 토대로 건물 출입 여부를 관리해 코로나19 방역에 힘써 달라. 둘째, 학내 구성원과 장애인 구성원 등의 이동 불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출입 동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이동에서의 배리어프리를 고려해달라. 셋째, 고질적인 문제였던 건물 출입 권한과 관련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건물 출입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학내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캠퍼스 환경 구축에 힘써달라. 

 

백동휴

국어국문학과·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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