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인: 관악구 사람들

독립·단편영화 상영관인 ‘자체휴강시네마’. 낙성대역에서 인헌시장을 통과해 걸어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이곳은 봉천동의 포근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자체휴강시네마의 박래경 대표(34)는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영화 시나리오 애호가다. 영화를 더 공부하고자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장소를 찾던 중 정신 차려보니 이 상영관을 세우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자체휴강시네마는 2017년 신림동 고시촌에 문을 열었지만, 지난해 봉천동으로 위치를 옮겼다. 박 대표는 “신림동에서 상영관을 운영하던 때 수험생 신분으로 자주 찾아왔다가 마지막 사법시험에 붙었던 손님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법시험 폐지 이후에 그 동네의 한 페이지가 넘어간 기분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상영작을 다달이 직접 선정한다는 박 대표는 “영화를 보는 눈이 흐려지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영화의 배경이 도시를 벗어나 생경해질수록 느껴지는 특유의 정취와 현장의 배우 및 스태프들이 만드는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라며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들이 본인의 상영관과 연결될 방법을 찾고 싶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인디아나 존스〉나 〈다이하드〉와 같은 모험 영화를 좋아한다. 그의 모험 정신이 곳곳에 묻어 있는 자체휴강시네마에서 영화 한 편과 함께 잠시나마 일상의 새로움을 발견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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