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을 시행한 지도 일 년이 넘었다. 지난해 학생사회는 연석회의 체제로 운영됐고, 올해 새로운 총학생회 후보가 출마해 선거가 실시됐다. 사실, 비대면 대학 생활로 인해 학생사회는 학내 이슈에 거리감을 느낀 지 오래됐다. 학과 학생회를 통해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많은 공지가 올라오지만, 알림을 꺼놓은 지는 꽤 오래됐고 또 관심 있는 내용이 그리 많이 올라온다고 생각하지도 않게 됐다. 아마 나와 비슷한 학생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거리감은 총학 선거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선거 무산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총학생회가 연석회의 체제보다 낫다’ 혹은 ‘총학생회는 꼭 필요하다’라고 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문제는 있지만,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 마련이다. 민주 사회에서 선거는 다수를 대표하는 대표자를 선출하고, 그 대표자가 한 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총학생회 선거의 무산은 그러한 관점에서 두 가지 문제를 지닌다. 첫째로는, 전체 학생사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며, 둘째로는, 학생사회의 의견이 향후 정책이나 사건 대응에 반영될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만약 총학생회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지 않거나, 총학생회의 공약이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면 기권표를 행사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학내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학생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기회가 바로 총학생회 선거인데, 그러한 의견 수렴 과정이 없다면 결국 누가 학생사회를 이끌게 되든 ‘대표 없는 대표자’가 되지 않겠는가.

물론, 비대면 상황을 고려해 총학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임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혹은, 제도적으로 투표 참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넛지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두 번이나 선거가 무산된 데는 근본적으로 학생사회의 무관심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앞서 말했듯, 학내 이슈에 대해 학생사회가 현시점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표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 선거 참여란 우리에게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 표출을 요구하지 않는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부디 다음 총학생회 선거에는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길 바란다.

류동오

동양사학과·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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