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솜 사회문화부 기자
신다솜 사회문화부 기자

“누나, 내 친구들은 왜 다 여성가족부를 싫어할까?” 동생이 어느 날 나에게 물었다. 평소 여성가족부에 대해 이렇다 할 감정도, 관심도 없었던 나는 그 답을 찾던 중 여성가족부에 대한 비난이 10~20대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팽배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라는 청원이 몇십 개씩 올라와 있었고, 여성가족부 유튜브 채널에는 부정적인 댓글이 빠지지 않고 달렸다. 학창 시절에 나도 ‘여성가족부가 죠리퐁과 누드 빼빼로의 판매를 금지했다’와 같은 각종 잘못된 루머를 얼핏 들은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여성가족부에 대한 각종 가짜 소문과 비난 너머, 여성가족부가 정말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문제가 있다면 더 나은 방향을 논할 수는 없는 것인지 궁금해졌고, 그렇게 여성가족부에 관한 특집 기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여성가족부 산하 관악구 단체들을 취재하면서, 평소에 알지 못했던 여성가족부에서 제공하는 여러 정책과 서비스에 대해 알게 됐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거나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때, 갑작스러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다. 또 센터 관계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청소년 센터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멘토나 청소년 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내가 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보람 있는 일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애초에 여성가족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고 크고 복잡한 문제를 꺼내들긴 했지만, 결국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것은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꼭 필요한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또 기사에는 담지 못했지만 사회학과 교수님께서 “생물학적 성별을 기준으로 기계적 평등을 따지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놓여 있는 다양한 사회적 위치와 중층적 정체성을 고려한 교차성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인상적이었다. 성평등 정책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라는 특정 정부 부처의 성과와 과오에 집중하는 것보다, 어떻게 성평등을 향해 갈 것인지 그 관점과 방법을 보다 세심하게 고민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에서 말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적어도 여성가족부에 대해 잘 모르거나 막연히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이 이 특집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끝으로 부족한 기자에게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해주셨던, 사실상 이 기사를 만들어주신 취재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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