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목)부터 5월 31일까지 유전공학연구소(105동) 맞은편에 위치한 수영장(106동)의 철거 공사가 진행된다. 본부는 2019년 10월 관리 및 안전상의 이유로 폐수영장 철거를 결정했다. 이에 시설지원과는 2020년 철거를 계획했으나, 당시 비용 문제로 공사를 보류했다. 이후 계절에 따른 장비 이동의 적합성을 고려해 이번 봄에 철거가 결정됐다. 공사가 완료되면 폐수영장이 존재했던 공간은 특별한 활용 없이 자연 상태로 복구될 예정이다.

▲철거 공사를 시작한 폐수영장
▲철거 공사를 시작한 폐수영장

서울대가 관악캠퍼스(관악캠)로 이전하기 전부터 관악산 중턱에 있었던 폐수영장은 1975년 서울대가 관악캠에 들어선 이후에도 운영됐다. 폐수영장은 비록 구석진 위치와 차가운 수온으로 학생들의 접근성은 떨어졌지만, 1980년대까지 실제로 이용된 바 있다. 홍석경 교수(언론정보학과)는 “학생 운동이 활발했을 때 학생들이 전경을 피해 수영장이 위치한 산속으로 숨기도 했다”라며 “폐수영장은 서울대 역사뿐 아니라 한국 현대사와도 관련된 곳”이라고 밝혔다.

수영장은 90년대 초 폐쇄됐으나, 최근 자연 속 낡은 수영장이라는 독특함으로 일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폐수영장 철거 결정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일부 사람들이 그라피티를 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폐수영장은 새로운 문화적 공간으로 변화했다. 홍석경 교수는 “그라피티는 중요한 도시 문화며, 폐수영장은 서울에서 대대적으로 그라피티가 보이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라며 폐수영장의 문화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석경 교수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개발해 역사와 문화적 흔적들을 살리는 것이 더 바람직했을 것”이라며 철거에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 이호은 기자 hosilver@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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