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 복지 축소, 노동자 고용 불안 우려 나와

지난 12일(수) 행정관 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학내 전통 찻집인 다향만당 폐점과 구내식당 통폐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의 학부생 이사 및 학생·직원 대의원 23인은 지난달 19일에 열린 2021 생협 대의원총회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대의원총회에서 통과된 다향만당 폐점과 식당 통폐합 결정에 반대했다. 

해당 결정의 배경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생협의 수익 감소다. 특히 다향만당 경우 연간 적자가 약 500만 원에 이르는 등 낮은 수익성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대학신문』 2021년 3월 29일 자) 수익성의 저조가 폐점으로 이어지자 일부 학생 이사 및 대의원의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이재현 학부생 이사(서양사학과·18)는 다향만당 폐점에 대해 “학내 구성원의 복지를 후퇴시키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송호현 지부장은 “다향만당 폐점, 식당 통폐합 안건은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여진다”라며 “이로 인해 많은 노동자가 해고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안건이 통과된 지난 2021 생협 대의원총회의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재현 이사는 “원안에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수정안 발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 충분한 토론의 기회가 없었던 점 등을 납득할 수 없다”라며 “이는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회의를 주재한 생협 이봉의 집행이사(법학과)는 “대의원총회는 (78인의) 많은 인원이 의견 개진을 통해 총의를 만들어나가는 자리”라며 “회의를 진행한 입장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회의를 진행하고 표결을 해야 하는데 논쟁만 계속되면 어떤 결론에도 다다를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의 목소리를 전했기에 구성원 여론 형성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있다. 해당 연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최봉수 생협 학부생 이사(치의학대학원 학사과정·18)는 “기자회견에서 지적된 사안의 논의에 대한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한다”라면서도 “구성원에 대한 사업인 만큼 학생들의 여론 형성이 필요한데, 기자회견이라는 방식이 비대면 상황에서 구성원과 소통하기에 적합한 방법인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다향만당 폐점과 식당 통폐합 결정의 근본적인 이유인 생협의 수익성 저조를 해결하기 위한 경영 차원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작년까지 4년간 생협 학부생 이사를 맡아온 이동현 씨(자유전공학부·13·졸)는 “다향만당 또한 생협 사무처에서 적극적으로 경영에 힘썼다면 수익성 저조로 인한 학생의 복지 후퇴, 노동자의 고용 불안 문제도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협이 학생 복지를 목표로 하는 조직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영상의 전략을 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생협 사무처의 소극적인 경영 태도를 지적했다.

 

사진: 신기원 기자 keishee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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