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 주민들, “하천 공간 최대로 넓혀야” 관악구청, “교통량 고려했을 때 한계”

관악구 대학동 주민들이 도림천 복원 공사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림천 복원 공사는 서울대 정문 앞 1.35㎞의 복개된 도림천을 복원하는 공사로, 지난 2019년 8월부터 진행돼왔다. 주민들은 하천 양쪽의 차로를 유지하고 하천 아래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는 현재의 복원 방식이 ‘생태 하천 복원’이라는 원래 취지와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관악구청에 수차례 우려의 목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관악구가 공사를 강행했다며, 도림천 도로에 생태계 보전 메시지를 담은 벽화를 그리는 등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도림천 복원 공사에 반대하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도림천 복원 공사에 반대하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주민들은 도림천 복원공사가 친수 공간*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민관협력기구인 지역사회보장협의회 대학동 지부 박복남 대표는 “현재 복원 공사는 하천 공간을 줄여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이는 친수 공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생태 하천 복원을 원했던 주민들의 방향과는 거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금처럼 하천을 복원하더라도 강 양쪽에 차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생태 하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라며 “우리가 사는 공간이 관악산과 잘 어우려져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공간이 되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관악구청은 주민들의 의견에 대해 생태 하천 조성이라는 취지에는 동감하나, 교통량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도로를 줄이고 하천 복원 공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악구 관계자는 “서울대 정문 앞 지역은 교통 수요가 많아 지금도 혼잡한 상태”라며 “현 상황에서 도로를 줄이고 하천을 넓힌다면 심각한 교통난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는 것은 자전거 도로 연장을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며 “주민들과 추가적으로 대화를 가지면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친수 공간: 시민들이 자유롭게 물에 가까이 접근해 휴식, 관광, 여가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휴식장소 및 여유 공간을 제공하고, 물과 관련된 기능의 시설물들이 갖춰진 공간

 

사진: 신기원 기자 keishee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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