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어 취재한 기사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오랜만에 『대학신문』에서 의미 있는 기사를 보게 됐다. 관악캠퍼스(관악캠)는 교육부가 주관한 장애 대학생 고등교육 환경 실태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를 실체적으로 검증한 ‘우리는 어떻게 최우수를 받았나’ 기사다. ‘배리어프리’ 개념에 따라 『대학신문』 기자와 학생회는 관악캠 의 시설현황을 발로 뛰며 점검했다.

전국 423개 캠퍼스 중 상위 9.2%라는 관악캠의 배리어프리 환경도 실제 장애 학생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발견된다. 건물의 경사로는 없거나 가파르며, 장애인 화장실은 휠체어를 회전할 충분한 공간이 나오지 않기도 하다. 강의실에 높낮이 조절 책상이 없거나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설기획 단계부터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하지만 그만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갖춰져야 한다는 반성도 하게 됐다.

학교의 좋은 소식을 발굴해 구성원에게 알리는 부서에서 근무하는지라 장애 대학생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도 공식 SNS를 통해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관악캠에서 장애 학생이 아무런 이동의 어려움 없이 배움의 기회를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확신할 수 없었기에 그 소식을 알리는 것을 잠시 고민하기도 했다. 산비탈에 만들어진 넓고 긴 캠퍼스는 비장애인이 이동하기에도 벅차고, 자주 보이는 계단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에게는 벽이다.

그나마 신축 건물들을 중심으로 장애인 이동환경이 나아지고 있고, 얼마 전 학생회관에 가족 화장실이 신설된 것처럼 기존 건물의 시설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그리고 구성원의 요구와 학교의 노력으로 장애 학생 지원부서가 만들어져 나름대로 최선의 지원을 하고 있다. 그래서 ‘최우수 등급’이라는 금색 현판을 마냥 자랑한다기보다는, 이에 걸맞은 변화들이 이미 일어나고 있음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대학신문』 기자들이 직접 휠체어를 끌며 고발한 이 기사는 아프기도, 고맙기도 했다.

다만 기사에 아쉬운 점도 있다. 교육부 실태조사는 장애 대학생을 위한 시설·설비뿐만 아니라 선발, 교수·학습 등 총 3개 영역에 대한 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급을 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령 ‘학생 선발에서 차별은 없는가?’ ‘장애 학생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진로나 취업을 지원하는가?’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그 점이 기사에서 설명되지 않았다. 우리 대학이 시설 외 다른 영역에서 잘하거나 잘못한 점을 분석해보는 것도 좋은 시도였을 것이다. 또 여러 한계로 조사대상 건물을 취사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모범적인 공간을 소개하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이장현 주무관

기획처 소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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