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는 ‘역사학부’ 탄생, 공대는 광역 모집 단위 신설

지난달에 발표된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몇몇 단과대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생긴다. 일명 ‘삼사과’로 불리는 인문대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가 ‘역사학부’로 통합된다. 2023학년도 역사학부 신입생은 △동양사학전공 △서양사학전공 △한국사학전공 중 하나를 주전공으로 택하게 된다. 공대는 광역 모집 단위을 신설해 정시 ‘지역균형전형’으로 40명의 광역 신입생을 선발한다. 공대에 2023학년도 광역 모집으로 입학할 40명의 신입생은 △산업공학과 △전기정보공학부 △컴퓨터공학부 △항공우주공학과 △화학생물공학부 등 5개 학과(부) 중 하나로 진입한다.

사학계열 학과의 통합은 1969년 문리과대학 사학과가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로 분리된 후 50년여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삼사과 통합 논의는 오랜 기간 물밑에서 꾸준히 이뤄졌으나 내부 이견으로 무산되기도 했었다. 2005년 6월에는 삼사과 전체 교수 회의 투표에서 1표 차이로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삼사과 통합이 무산됐다. 그러나 2016년에 삼사과 교수진이 사학계열 통합에 합의하면서 논의가 재차 본격화됐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삼사과 통합안이 인문대 내 심의 과정에서 모두 통과됨에 따라 역사학부 신설을 위한 단과대 내부 절차는 마무리된 상태다. 현재는 학사위원회와 평의원회 심의 등 본부의 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삼사과 교수진은 학과 통합으로 기존 분과 학문 체제를 뛰어넘는 역사학 연구가 촉진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사학과 문중양 학과장은 “올해 안으로는 학과 통합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며 “역사학은 인문학적 안목이 종합적으로 필요한데, 학과 통합으로 역사학 본연의 교육이 복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양사학과 박흥식 학과장은 “삼사과 통합은 번거로운 세부 작업을 수반하기도 한다”라면서도 “구성원들은 번거로움을 감수하더라도 시대에 부응하는 통합적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학 전공생들도 삼사과 통합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서준 씨(국사학과·21)는 “한반도 외부와의 교류를 다룰 때 동양사나 서양사를 국사와 연관 지으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며 학과 통합에 대해 찬성의 뜻을 표했다. 김지윤 씨(동양사학과·20)는 “학과가 나눠져 있으면 하나의 주제를 다양하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기에 삼사과 통합이 학문적으로는 매우 바람직한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도 “입학할 때 소속됐던 학과가 나중에 통합된다고 하니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대는 학과 정원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2023학년도부터 정시 지역균형전형으로 광역생 4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광역생들은 진입 가능한 5개 학과(부)에서 공통으로 운영하는 교과목을 첫 한 학기 동안 이수한 뒤 자신의 주전공을 해당 학과(부)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공대 홍유석 교무부학장(산업공학과)은 “더 자유로운 교육을 향한 첫 삽을 뜨는 것”이라면서 “40명이 모두 한 학과나 학부에 쏠려도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라고 말했다. 광역 모집 단위 신설에 참여한 항공우주공학과 김종암 학과장은 “항공우주 분야의 학문적 특성이 가지는 미래지향성·첨단성·융합성이 광역 모집의 철학과 잘 부합한다”라면서 “항공우주 분야의 학문적 특성을 겸비한 융합적 공학도가 배출돼 미래의 스페이스X와 일론 머스크 같은 사례가 공대에서 나오면 좋겠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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