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 학생회 「Homie」와 더불어민주당 서울대지부가 주최한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와의 토크콘서트가 29일(목) 오전 중앙도서관 관정관에서 열렸다. 학생 1,200여 명이 유튜브로 시청한 이번 행사에서 이낙연 후보는 현장에 동석한 사회대 토론 패널 두 명, ZOOM으로 참여한 150여 명의 학생과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부동산 정책, 공급과 규제 균형 이뤄야

토크콘서트 전반부에는 부동산, 젠더, 청년을 키워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낙연 후보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새로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라며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부분적인 정책 전환이 이뤄졌다”라고 답했다. 이어 “다양한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라며 “2·4 공급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다양한 수요에 대한 고려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Q.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기조에 대해 시장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공약한 ‘토지공개념 3법’은 국가 개입과 규제를 강화하는 것인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달리 토지공개념 3법이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A. 현재 개인 소유 토지의 77%를 10%의 개인이, 법인 소유 토지의 92%를 10%의 법인이 소유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토지 대부분을 소수가 독과점하고 있고, 이런 경향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토지에 의한 자산 소득 격차가 고착화되어 대한민국은 세습 자본주의로 간다. 이를 막자는 것에 토지공개념 3법의 근본 취지가 있다.

Q.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당시 해체에 준하는 대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발언했다. LH의 기본적인 구조를 개혁할 생각인가? 또 공직자의 부동산 비리를 예방할 방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LH 개혁은 개발 정보와 개발 실행을 분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개발 정보의 악용을 막는 장치와 업무상 관련성을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LH를 개혁하되, 주거 복지 실현이라는 대원칙이 손상되면 안 된다. 공직자 부동산 비리의 경우 상시 감시, 관찰, 처벌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현재는 총리실에 관련 인력이 부족해 충분한 감찰이 어렵다. 보다 크고 체계화된 기구가 필요하다.

 

젠더 문제, 세심한 접근 필요해

이낙연 후보는 “젠더 문제에 대한 분석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라며 “정치인들은 더 조심스럽게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쪽 성별 모두 피해의식이나 마음의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라며 젠더 갈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Q. 4·7 재·보궐 선거(재보선)에서 민주당의 20대 남성 득표율이 저조했다. 군 문제에 대한 외면, 젠더 갈등에 대한 민주당의 무관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대 남성의 표심을 어떻게 회복할지 궁금하다. 

A. 표심을 얻기 위해 정책을 펴지는 않겠다. 다만 젠더 문제를 조심스럽게 해결하려는 노력, 그리고 공정성을 재정립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남성들이 군 복무와 관련해 피해의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위헌 판결을 받은 군 가산점제 대신 병역을 마친 청년에게 3천만 원의 사회출발자금을 주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사병 월급 인상, 군 적금 불입금과 금리 인상, 기타 재정 투입으로 충분히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Q. 당 대표 재임 당시 권력형 성범죄 처벌 강화를 공언했지만 ‘피해 호소인’ 표현으로 2차 가해 논란이 있었다. 민주당의 잘못으로 치러지는 재보선은 무공천한다는 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내기도 했다. 권력형 성범죄를 근절할 방안은 무엇인지, 또 4·7 재보선에 후보를 공천한 결정에 대해 현재는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 

A. 권력형 성범죄 처벌은 강화되는 추세다. 범죄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으나 공직에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strike out)’, 한 번만 성범죄에 해당해도 아웃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4·7 재보선에 대해선 사실 당내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특히 피해자분들께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을 아직도 갖고 있다. 다만 서울과 부산의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고 당원들이 마냥 쉬고 있을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줬으면 한다. 

 

일자리와 주거 정책으로 청년의 좌절감 해소할 것

이낙연 후보는 “청년들이 좌절감을 굉장히 많이 느끼고 있다”라며 “가장 큰 고통은 주거와 일자리로 보인다”라고 발언했다. 이낙연 후보는 오세정 총장과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IT 분야가 향후 10년간 60만 명의 인력 부족을 겪는다”라며 “인력 수요에 발맞춰 일자리를 공급해 청년의 일자리 문제를 완화하겠다”라고 밝혔다.

Q.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이 논란이 됐다. 당 대표 시절 박성민 현 비서관을 당 최고위원으로 발탁한 입장에서 이 논란에 대해 생각하나.

A. 박성민 씨는 최고위원으로 일을 참 잘했다. 당시 언론들도 호평 일색이었다. 그런데 청년 최고위원으로 일을 잘했던 사람이 청년비서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에 동의하기 어렵다. 기왕에 임명됐으니,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라 판단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Q.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의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나친 쏠림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 우리 사회가 워낙 불안정하다 보니, 청년들이 안정을 추구하며 공무원을 희망하는 일이 많이 생긴다. 일정 부분 불가피하나, 너무 극단적인 쏠림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치인의 입장으로서도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청년들이 좀 더 도전하고 진취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각 단계별로 지원책을 마련하고 싶다.

 

토크콘서트 후반부에는 ZOOM으로 참여한 학생들의 자유로운 질문 시간이 있었다. 학생들은 정치 현안과 각종 시사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질의응답을 이어나갔다. 이낙연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철없는 사람의 얘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여러분이 꿈을 잃지 말고 학창 시절을 좀 더 아름답게, 좀 더 멀리 보면서 지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대선 주자로서 다짐을 밝혔다. 사회대 대표 패널로 대면 토론에 참여한 이상우 씨(정치외교학부·20)는 “이낙연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실책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와 정책의 구체성을 알아보고 싶었다”라며 “학우들과 정치권의 소통 창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패널인 강민우 씨(인류학과·20)는 “패널이 준비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라며 “주어진 시간이 짧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지 못한 점은 아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구효주 사회문화부 차장 altlghzk@snu.ac.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