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처우 개선 요구 연서명 전달 기자회견 열려

시민사회 연서명 총장에게 전달

노조, 인력 확충과 서울시 생활임금 지급 요구

기자회견 이후 간담회 진행

총장, “서울대 내 조직문화 개선하겠다”

지난 5일(목) 행정관 앞에서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 요구의 목소리를 담은 연서명 전달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 이후 행정관에서 오세정 총장과 유족 및 관악사 노동자들이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5일(목) 행정관 앞에서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연서명 전달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 이후 행정관에서 오세정 총장과 유족 및 관악사 노동자들이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5일(목) 행정관 앞에서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노조) 서울대 시설분회 주최로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 요구 연서명을 전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앞서 지난달 30일 고용노동부는 관악사 내에 △업무와 무관한 필기시험 △시험성적의 근무평정 반영 의사표시 △복장 점검과 품평이 존재했으며, 이것들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일 오세정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고인과 유족, 피해 근로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비서공과 노조는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10일부터 △학교의 책임 인정 및 사과 △산업재해 노사 공동조사단 구성 △책임자 징계 △인력 충원을 비롯한 근본적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는 연서명을 받았다. 연서명에는 8,305명의 개인과 노동법률단체, 전국교수노동조합, 진보정당과 학생단체를 비롯한 312개 단체가 참여했다.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공정한 잣대로 사건을 조사해 사망 원인을 제대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노조 서울대 시설분회 정성훈 분회장은 “서울대는 인권센터 조사가 있을 때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고용노동부가 갑질이 맞다며 시정을 권고하자 사과 성명서를 발표했다”라며 “인권센터를 통한 조사가 아닌 노조와 제3기관이 함께 진행하는 조사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성훈 분회장은 실질적인 노동자 처우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소노동자의 노동 강도가 높다면 인력 충원을 통해 노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라며 예산 확충을 통한 서울시 생활임금 지급 역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서 노동자와 연대하는 학내 단체의 발언이 있었다. 비서공 정초하 집행부원(고고미술사학과·19)은 “사과는 사건의 종결이 아닌 책임의 시작이어야 한다”라며 “말뿐인 사과에 지나지 않도록 우리는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관악사가 대안으로 내놓은 주말 근무 폐지안은 노조와 어떤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이는 학생들의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휴일근무수당을 삭감하고 노동 강도를 증가시킨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서울대의 이원화된 고용 구조 문제도 제기됐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송호현 지부장은 “총장 발령이면 본부가 인사를 관리하고 기관장 발령이면 해당 기관에서 인사를 관리하는 이원화된 고용 구조로 인해 비정규직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이원화된 고용 구조를 없애고 일원화된 인사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오 총장이 유족과 관악사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본부 측에서는 오 총장 외에도 이원우 기획부총장, 여정성 교육부총장, 김태균 협력부처장(국제학과), 한동헌 관악사 부관장(치의과학과), 박융수 사무국장, 정봉문 시설관리국장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유족을 향한 사과와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학교의 2차 가해로 인해 겪은 어려움과 서울대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들을 학교 구성원으로서 존중해줄 것과 용기를 낸 증언자들이 정년까지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라며 “또 다른 아픔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장님께서 약속한 사항들을 꼭 이행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동헌 부관장은 “총장님께서 서울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셨다”라며 “간담회 이후 직장 내 괴롭힘 해결을 위한 TF가 구성됐다”라고 밝혔다.

 

사진: 김가연 사진부장 ti_min_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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