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의 자연대 교수ㆍ물리학부

올해는 세계적으로 물리학의 해로 지정된 해다. 이는 190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네 편의 논문 때문이다. 이 네 편의 논문은 널리 알려진 순서대로, 상대론, E=mc2, 빛에너지의 양자화 가설 E=hν, 그리고 브라운 운동에 관한 것들이다. 1999년 12월 27일자 타임지는 20세기의 인물로 아인슈타인을 선정했다. 그리고 20세기는 원자의 구조와 거시 우주를 과학적으로 이해한 과학의 시기, 과거 어느 시기보다 눈부신 기술발전을 가져다 준 기술의 시기라면서 20세기를 과학[]기술의 시기로 규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20세기의 새로운 물리학은 양자역학과 상대론의 쌍두마차에 의해 이끌려왔다. 20세기 거의 모든 물리학 연구는 이 두 가지의 새로운 개념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시세계에서의 양자역학 법칙은 우주의 구성원인 작은 원자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수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수식의 배경에는 과거 과학 실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돌이켜볼 수 있게 한 불확정성 원리 및 모든 우주의 구성요소는 파동 및 물질의 양면을 가진다는 파동·입자 이중성이 있다. 불확정성 원리는 철학사상에도 영향을 미쳐 자연인식에 대한 철학적 개념을 다시 사유하게 만들었다. 아인슈타인의 논문 E=hν는 20세기 초까지 빛에 대한 모든 관측 결과를 파동으로 설명했던 이론이 광전효과를 설명하는 데 어려움에 부딪히자 제기된 것이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빛은 에너지 E=hν를 가지는 입자이며 이로 인해 빛은 파동[]입자의 이중성으로 보는 관점이 시작됐다.

그러나 ‘아인슈타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상대론이다.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같이 보아 공간 개념을 확장한 1905년의 ‘특수상대성이론’ 및 중력을 기하학적으로 집대성한 1916년의 논문 ‘일반상대성이론’이 있다. 상대성이라는 말은 우주를 기술하는 절대적인 좌표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좌표계에서 물리 법칙을 기술하면, 그 좌표계와 상대적으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좌표계에서도 물리 법칙이 똑같이 기술된다는 것에 기인한다.


상대성 개념은 20세기 사상사에 큰 영향 미쳐
마지막으로 연구한 통일장 이론은 현재에도 계속 연구돼

위 문장에는 특별한 물리량 ‘속도’가 나타나 있다. 무한대의 속도는 타당치 않으므로 아인슈타인은 가능한 최대속도를 상대론의 가설로서 도입하는데, 그것이 바로 빛의 속도였다. 빛의 속도를 물리법칙의 상수로 도입함으로써, 시간에다 빛의 속도를 곱하여 길이의 단위를 얻게 된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을 같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고 아인슈타인은 이를 바탕으로 특수상대성이론을 제시했다. 절대적이 아닌 ‘상대성’이라는 개념도 역시 20세기 사상사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양자론과 상대론에 관한 아인슈타인의 1905년 논문들이 물리학 및 천문학에 미친 영향은 한 문장으로는 나타낼 수 없을 정도로 지대하다.

1929년 에드윈 허블의 발견, 즉 우주의 은하계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바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 법칙에 근거한 것이라든지, 기술혁명을 가져온 반도체의 이용이 양자역학의 법칙에 의한다는 것들을 일반인들은 알고나 있을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30년 연구는 통일장이론에 관한 것이며, 이는 그의 일반상대론과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통합하려는 시도였지만, 생전에 그는 이에 관해 어떤 힌트도 얻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1955년 4월 17일 그가 76세의 나이로 숨을 거둘 때까지 전자기적 상호작용이 입자물리학의 이론인 표준모형의 일부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연구주제 ‘통일장이론’은 현재 입자물리학에서 대통일이론, 초끈이론 등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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