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목) 오후 중앙도서관 관정관에서 사회대 학생회 Homie가 주최한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예비후보와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토크콘서트 전반부는 사회대 학생 대표 패널과 유 후보의 자유 토론으로 진행됐고, 후반부에는 유튜브 채널 ‘homie: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생중계와 ZOOM을 통해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권력: “중도 확장성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

Q. 지난 2017년 대선의 패착 요인은 무엇이었고, 이번 대선에서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A. 당시에 대선 출마 의지가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시기가 당겨졌고, 보수 정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두 개로 쪼개졌다. 탄핵 이후에 개혁적 보수라는, 새로운 보수를 제대로 해보자는 각오로 바른정당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그런데 한국 정치가 두 거대 정당 쪽으로 양극화되는 양상이다 보니 나 같은 작은 정당의 후보가 설 자리가 없었다. 이후 3년이 넘는 가시밭길을 걸으며 고생을 하다 이제는 국민의힘에 속해 대선 후보로 출마하려고 한다.

Q. 개혁적 보수라는 이미지가 대권과 당내 경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A. 그와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확인했듯이, 오히려 양극단의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스스로 중도라고 생각하는 국민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정치가 당장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문제에 해결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보수는 다양한 헌법적 가치를 추구하는, 과거보다 개혁적인 면모를 토대로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극단적인 보수 정치인들은 나 같은 후보를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누가 중도를 포섭하는지에 달려있다. 지금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 분 중에 나만큼 진보나 중도의 합리적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 후보가 없다고 본다.

 

경제: “부동산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증가가 필수적

Q.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해결책으로 공급 증가를 통한 부동산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했다.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나?

A.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장기적으로 보면 그 진원지는 항상 서울과 그 부근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한때 10년 정도 안정된 적이 있었는데, 바로 1기 신도시 공급이 확대됐을 때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공급은 늘리지 않고 전적으로 세금과 규제에 입각한 부동산 정책을 펼쳤다. 늘어난 세금이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전가되면서 내 집을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전·월세를 사는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줬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LH 공사 같은 공기업이 아니라 민간 기업 주도로 수도권 100만 공급에 나설 것이다. , 다른 세금은 몰라도 부동산 세금은 낮추겠다.

Q. 공정소득을 주장하며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론을 비판했다. 그런데 기본 소득이 과연 진보 포퓰리즘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기본 소득의 낙관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이재명 지사가 말하는 기본 소득은 만약 예산이 100이 있다고 한다면 이를 5천만 분의 1로 전 국민에게 똑같이 나눠주자는 것이고, 공정소득은 똑같은 그 100이라는 예산을 청년 실업자, 저소득자 등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쓰자는 것이다. 공정소득은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한 부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의 원리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받아서 그 돈을 진짜 어려운 사람들에게 줌으로써 기존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기존 사회복지 제도하에서 현금으로 지급이 이뤄지던 부분을 공정소득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기본 소득론이 복지 정책의 성격을 넘어 경제정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따져볼 지점이 있다. 이 주장은 국민에게 돈을 똑같이 나눠주면 그 소비가 기업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이것이 기업의 생산과 투자로 이어져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똑같다. 소득주도성장이 처참하게 실패를 한 가운데 기본 소득론 역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 경제 성장은 국민에게 돈을 나눠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나 개인적 차원에서의 혁신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 것이다.

 

 

젠더: “진정한 양성평등 실현해야

Q.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했는데, 왜 여성가족부가 성평등 문제 해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여성가족부는 고유의 일이 없는 부처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여성이 직장에서 겪는 차별 문제를 다루는 것은 고용노동부가 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여성가족부는 상징적으로 존재할 뿐이었다. 어느 성별이든 부당하게 자기가 차별받는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이 진정한 양성평등이다.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 직속의 양성평등위원회를 만들어 대통령이 양성평등위원장을 맡고, 각 부처에 양성평등 당국을 설치해 예산을 배정함과 동시에 법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진정한 양성평등을 실현할 것이다.

Q. 여성가족부 폐지로 발생하는 예산을 한국형 GI bill을 도입해 쓰겠다고 이야기했다. 유 후보가 생각하는 한국형 제대군인 지원법의 모습은 무엇인가?

A. 현재의 제대군인 지원법은 부사관 이상의 장기 복무를 한 군인들을 주로 지원하는 법이라는 점에서 내가 말한 한국형 GI bill과는 다르다. 군대를 다녀오면 공백이 생겨 학업과 취업 측면에서 청년들이 불리함을 느낀다. 그렇기에 GI bill을 통해 군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청년들에게 교육, 직업 훈련, 주택, 국민연금 차원에서 국가가 충분한 보상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GI bill2차 세계대전 이후 고국으로 돌아오는 군인들을 위해 루즈벨트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인데,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주어졌고, 경제적 불평등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이처럼 군 의무 복무를 한 분들을 위한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국형 GI bill을 제안했다.

 

외교: “미중 사이에서 중립국 행세는 사실상 불가능

Q.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으로 가시적인 미중 간 충돌은 줄어들었으나 더 이상 안미경중의 외교 공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한국은 어떤 외교 전략을 택해야 하나?

A. 한미동맹으로 우리 대한민국을 이만큼 만들었다. 누구와 손을 잡고 안보를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이라는 답은 자명하다고 생각한다. 미중 사이에서 중립국 행세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년 넘게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하던 공식은 사드 배치로 중국으로부터 받은 경제 보복에서도 볼 수 있듯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미국과 중국은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 그래서 안보 측면에서는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미국 노선으로 확고하게 가고, 경제 측면에서는 서로의 국익을 존중하는 관계를 중국과 맺어가기를 바란다.

 

 

유 후보는 토크콘서트 이후 사회대 학장단과 만나 변화하는 사회적 수요에 대학과 각 전공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 그 과정에 놓인 어려움이 무엇인지 청취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사회대 대표 패널로 참석한 이동은 씨(정치외교학부·21)여러 측면에서 유승민 후보의 견해와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있어 보다 구체적인 질문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청년 세대와 기성 정치인 간의 상호작용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너지 효과에 크게 주목한다라며 청년의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거버넌스를 형성할 수 있도록 더 많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소감도 덧붙였다.

 

사진: 구효주 사회문화부 차장 altlghz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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