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에 방문한 윤여창 교수(농림생물자원학부)의 연구실 문에는 ‘마을숲과 전통지식이라는 공유자산의 감소와 생태계 서비스의 불공평한 배분이 문제’라는 글귀가 붙어있었다. 연구 과제를 써놓은 이 글귀를 마음에 새기며 연구에 매진했을 윤 교수의 모습에서 산림과학에 대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Q. 전공이 산림경제학이다. 이 분야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산림경제학은 응용경제학의 한 분과다. 학부 때는 산림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산림의 공익적 가치에 관심이 생겨 산림경제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산림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를 이해하게 됐다. 산림생태계 서비스가 잘 공급되려면 활발한 산림경제학 연구를 기반으로 시민을 포함한 여러 주체가 참여해 산림생태계가 건전한 상태로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이런 공부를 하기 전에는 우리나라에 이 분야를 공부한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산림경제학 연구를 통해 우리 사회가 건강한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는 나름의 자부심을 느낀다.

Q. 국제임업연구기관연맹(IUFRO)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근무했다.

A. IUFRO에서는 생태경제분과와 산림전통지식분과 위원장을 했다. 그 외에도 컨설턴트이자 서울대 교수로서 다른 국제기구에서 하는 사업을 많이 도왔다. 식량농업기구(FAO)의 열대림 보존 사업에 기술 자문으로 참여하기도 했고, 유엔환경계획(UNEP)과 아프가니스탄의 산림녹화 사업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반대로 지원받은 경험도 있는데, 1999년에 유엔개발계획(UNDP)의 도움으로 환경교육 교재를 개발했다. 지금은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생물 다양성이 줄어들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같은 질병이 만연할 것이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Q. ‘국유림은 산촌을 더 가난하게 한다’고 이야기하며, 정부, 시민, 지역공동체가 함께 협력하는 국유림 관리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역설했는데.

A. 산촌에는 소득원이 별로 없는 데 반해, 접근의 취약성 등의 이유로 비용은 더 많이 들어 사람들이 살려고 하지 않는다. 산촌이 잘 살려면 주민들이 산에서 돈을 벌 수 있어야 하는데 국유림은 국가 소유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산촌 주민들에게 국유림의 이용과 관리에 참여할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다. 결국에는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지 못한다. 그래서 산림청 혼자서 국유림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 그리고 국유림으로부터 간접적인 혜택을 받는 도시민까지도 함께 협력하는 거버넌스 체제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 관리 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보면 연구를 늦게 시작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산림과학 연구에 더해 지난 6월까지 11년간 연합전공 ‘글로벌환경경영학’을 이끈 윤여창 교수는 “숲과 관련된 다양한 이해 당사자가 협력할 수 있도록 산림과학자가 커뮤니케이션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다”라며 “은퇴 후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기 위한 실천 과제로서 생태계 서비스 활용과 관련된 산업 진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 이호은 기자 hosilver@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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