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철 교수(수의학과)
최민철 교수(수의학과)

햇볕이 따가웠던 지난달 16일, 수의대(85동)에서 최민철 교수(수의학과)를 만났다. 최 교수는 날이 더운데 오느라 고생했다며 시원한 음료와 따스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다. 그는 지난 교수 생활을 되돌아보며 “감사하기만 했던 나날들”이라고 회상했다.

Q. 수의학에서 현재 주목해야 할 개선 과제는 무엇인가?

A. 대동물 분야 기피 현상과 체계적이지 않은 전문의 제도다. 우선, 한 회에 졸업생들이 약 50명 정도 되지만 그중 45명 이상은 임상, 특히 소동물 임상 분야로 진출한다. 의학과에서도 흉부외과처럼 기피되는 과가 있듯 수의학과에서도 일의 높은 강도로 인해 대동물 임상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대동물 분야로 진출하는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다. 또한 의학이나 한의학처럼 체계적인 전문의 제도가 자리 잡히길 바란다. 다른 분야와 달리 수의사 전문의 제도는 현행법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관련 법안이 발의됐고 2019년에 수의내과에서 전문의위원회를 조직해 수의 전문의 제도 구체화를 위해 노력하는 등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보인다. 두 과제가 모두 점진적으로 해결됐으면 한다.

Q. 교수 생활 중 아쉬움이 남는 일이 있다면?

A. 나는 임상하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꾸준한 연구가 힘들다는 점이 아쉽다. 기초의학을 하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연구비가 나와 한 분야를 꾸준히 연구할 수 있으나 임상의학 쪽은 연구비가 꾸준히 제공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 전망 있다고 판단되거나 유행하는 분야에 연구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임상의학을 하는 사람들은 기존에 지원받던 연구비가 삭감되기도 해 꾸준한 연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Q. 은퇴 후 계획이 궁금하다. 

A. 낙성대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이 돼 크지는 않지만 일부 연구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곳에서 현재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동물용 초음파 조영제*’를 개발하는 데 매진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이탈리아와 미국의 초음파 조영제가 명성이 높은데, 그 원리를 알아내 초음파 조영제를 국산화하고자 한다. 동물용 초음파 조영제를 개발하고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가 형성되면 인체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전보다 진단을 명확히 할 수 있게 돼 임상 분야를 더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정년퇴임 소감을 묻자 최민철 교수는 “연구에서의 은퇴가 아닌 단지 학교에서만 은퇴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학교를 떠나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을 그의 열정을 지지한다.

 

*조영제(造影劑, Contrast Agen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나 컴퓨터단층(CT) 촬영과 같은 방사선 검사 또는 시술 시 조직이나 혈관을 잘 볼 수 있도록 각 조직의 X선 흡수차를 인위적으로 크게 함으로써 영상의 대조도를 크게 해주는 약물.

 

사진: 이호은 기자 hosilver@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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