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민 교수(의학과)
정재민 교수(의학과)

지난달 14일 연건캠 의생명연구원 6층 연구실에서 정년퇴임을 앞둔 정재민 교수(의학과)를 만났다. 연구실 벽면을 가득 채운 서적들이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듯했다. 정 교수는 약대를 졸업하고 핵의학 연구원으로서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힘써왔다. 또한 최근에는 다위니즘에 기반한 생물학적 접근으로 제5차 산업혁명을 예측한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며 “정년 후에도 끊임없이 현재와 미래에 대해 사유하는 자세를 가질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Q. 약대를 나와 핵의학 연구원이란 진로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1980년대 당시 국내 해부학 분야의 발전이 늦어 교육적인 측면에서 개혁이 필요했다. 해부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방사성 의약품이 꼭 필요했기에, 약대에서 방사성 의약품 개발에 힘쓸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모집했다. 보통의 약은 몸속에 들어가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방사성 의약품은 몸속에 들어가면 기계로 확인할 수 있다. 약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방사성 의약품의 매력에 빠져 핵의학 연구원을 자원했다. 

Q. 2015년도 의과학 칼럼(「고부가 ‘방사성 의약품 시장’ 잡아라」)에서 방사성 의약품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2018년도부터는 난치병 치료제로 방사성 의약품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지금 방사성 의약품은 어떤 위치에 있는가? 

A. 의약품계에서 방사성 의약품은 아직 특수 분야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최근 방사성 의약품이 몇 가지 암이나 질병 진단 및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었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나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소량의 방사선을 쫴도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다만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Q. 서울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질문을 피하지 마라. 물론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궁금하거나 상담할 것이 있다면 교수를 찾아가 언제든지 물어봐야 한다. 대학교 1학년 때 일반 생물학 강의가 너무 재밌어서 친구와 둘이서 무작정 교수님 연구실로 찾아간 기억이 있다. 당시 교수님께 강의 내용을 자세히 묻거나 진로에 대해 상담했고, 그 덕에 다위니즘에 대해 깊게 알 수 있었다. 직접 답을 찾아본 경험이 내게 생생히 남아 연구자로서 적극적인 자세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진로에 대해 상담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교수와 약속을 잡아 질문하는 편이 좋다. 

정재민 교수는 후학에게 “기본을 다져 자신이 직접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질문하기 전에 답을 스스로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은퇴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새로운 방사성 의약품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핵의학 분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예정이다”라며 “앞으로 다가올 제5차 산업혁명을 사람들에게 잘 알릴 방법도 고민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퇴임 후에도 꺼지지 않을 연구를 향한 열정이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사진: 김가연 사진부장 ti_min_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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