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인 교수(환경계획학과) (사진 제공: 이영인 교수)
이영인 교수(환경계획학과) (사진 제공: 이영인 교수)

지난달 21일 ZOOM을 통해 이영인 교수(환경계획학과)를 만났다. 이 교수는 대한교통학회와 한국 지능형 교통체계(ITS) 학회에서 상임이사를 역임하고, 서울시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과 신신호시스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교통학의 권위자다. 그는 “학교에서 오랫동안 강의와 연구를 했는데 정년을 맞이하니 시원섭섭하다”라고 말하며 교통학을 연구했던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Q. 연구 분야를 소개하자면?

A. 교통 신호 시스템과 교통 정보 분야를 주로 연구했다. 교통 신호 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안전 보장과 교통사고 발생 감소다. 대표적으로 신호 주기별로 교통 수요를 추정해 각 방향에 적절한 청신호 시간을 부여하는 서울시 신신호시스템 연구가 있다. 교통 정보 분야에서는 TMAP과 같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교통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 최근에는 교통 정책에 대한 시민 호응도 분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안전속도 5030̓ 정책, 민식이법과 같은 교통 정책은 시민들의 의견을 파악하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 언론 기사의 내용, 댓글과 좋아요 수를 분석해 교통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시민 호응도를 파악하고 있다.

Q.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에서 교통학의 과제는 무엇인가?

A.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차량의 상용화 시점부터 40~60년간 자율주행 차량과 일반 차량이 도로에 혼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일반 차량 운전자는 주행 시 불안함, 쾌적함 등의 감정을 주행에 반영하지만, 자율주행 차량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차량 간격이 1m인 상황에서 일반 차량과 자율주행 차량은 다른 주행 행태를 보일 것이다. 주행 성능과 특성이 다른 두 차량 사이에서 안전 문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어떤 신호 체계를 만들지가 관건이다. 사람이 안정감을 느끼는 주행 행태가 우선시될 것이다. 앞으로 일반 차량과 자율주행 차량의 주행 데이터를 AI와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도로 위 안전과 효율성을 동시에 담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Q. 퇴임 이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

A. 우수한 국내 교통학의 수준을 외국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다. 현재 국내 교통학은 매우 많은 양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개인 정보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타 국가와 달리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은 연구자가 정보를 가명 처리하면 학술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교통카드 사용 정보나 서울시 따릉이 이용 기록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교통학은 다양한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기에 학문의 발전 수준이 매우 높다. 앞으로 이런 연구 성과가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영인 교수는 “교통 시스템과 도시 시스템은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있다”라며 “사회, 문화, 경제적 배경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생활 형태를 파악해 교통 시스템을 계속해서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이 교통학의 매력”이라고 답했다. 또한 “교통 정보 시스템은 스마트도시 서비스 제공과 스마트도시 운영의 기초가 된다”라며 교통학자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교통학 발전과 후학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학문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