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목 교수(언론정보학과)
양승목 교수(언론정보학과)

지난달 13일, IBK 커뮤니케이션 센터(64동)에서 양승목 교수(언론정보학과)를 만났다. 한국 언론이 민주화에 미친 영항과 민주화 이후 한국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연구해온 양승목 교수는 1980년 『대학신문』에서 대학원생 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그와 『대학신문』의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Q.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이 분야를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A. 어떻게 보면 우연의 연속이었다. 스탠포드 대학으로 유학을 갈 당시에는 국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할 생각이었는데, 지도교수님이 1년 만에 다른 곳으로 가버리셨다. 난처한 상황이었다. 마침 정치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하고 계셨던 스티븐 채피 교수님이 내 밑으로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당시 한국은 제5공화국 시절이라 자유 선거가 없었고 직접 선거도 아니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전제가 성립되지 않은 사회였을 뿐더러, 커뮤니케이션 분야가 학계에 자리 잡은 시기도 아니었다. 고민이 많이 됐지만, 민주화가 되면 자유로운 선거가 이뤄지면서 언론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내가 88년 박사졸업을 해서, 87년 6·29 민주화 선언 이후 민주화 시기와 잘 맞물리게 됐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Q. 한국 언론의 위기를 꾸준히 지적했다. 한국 언론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저널리즘으로 나아가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A. 민주화 이후 한국 언론의 위기로 크게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 하나는 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 시대가 된 것이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종이신문, 방송과 같은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이 줄어듦과 동시에 경영 상 위기가 찾아왔다. 두 번째는 언론의 신뢰도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경영 위기가 오니 조금이라도 클릭 수를 늘리려고 이른바 ‘낚시글’과 선정적인 보도가 늘어나고 있다. 작년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이 보도의 정파성에 있어 주요 40개국 중 꼴찌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현재의 언론은 몹시 반성해야 한다. 신뢰도 회복을 위해 언론은 ‘Back to the Basic’ ‘팩트체크’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Q. 『대학신문』 선배로서 지금의 『대학신문』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

A. 과거 언론 통제 시절, 기성 신문들은 제대로 취재하거나 보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던 반면, 『대학신문』은 캠퍼스 매체라는 것을 이용해 수준 높은 신문을 발간했다. 그땐 군대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줄 정도로 『대학신문』의 인기가 아주 대단했다. 80년대엔 10만 부까지 발행하기도 했는데, 이후 언론의 자유가 증진되며 『대학신문』을 볼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지금은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발행 부수도 많이 줄었다. 그러니 이젠 『대학신문』도 온라인 신문으로 가야 한다. 미국 유력지들도 온라인화(化)에 주력하고 있지 않나.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발전하고 서울대 구성원이 참여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대학신문』이 됐으면 좋겠다.

양승목 교수는 퇴임 직전 비대면 체제로 인해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면 수업 시절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학생들을 향한 따뜻한 애정이 느껴졌다.

 

사진: 장재원 기자 jaewon0620@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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