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져도 변한 건 없었던 수강신청

일정 두 번 연기됐지만 오류 재발

오류 발생 원인 밝혀내지 못해

학사과, 피해 학생 구제책 마련

재발 방지 대책·후속 대응 요구 나와

2021학년도 2학기 선착순 수강신청도중 서버 문제가 발생하면서 학생들이 혼란을 겪었다. 지난 13일(금) 오전 8시 30분부터 예정됐던 선착순 수강신청이 사이트 오류로 인해 두 차례 연기됐으나, 최종 변경된 수강신청일인 17일에도 오류가 반복됐다. 이에 따라 본부는 피해 학생 구제책을 마련했다.

13일 수강신청 사이트 서버 오류로 인해 학생들은 수강신청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했다. 정보화본부는 해당 오류의 원인이 동시접속자 증가와 갑작스러운 서버 장애로 인한 서버 과부하라고 설명했다. 지난 학기와 달리 신입생과 재학생이 함께 수강신청을 진행해 최대 동시접속자 수가 지난 학기보다 약 6,000명 많은 18,000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정보화본부는 예상 접속자 수에 맞게 사전 시뮬레이션도 진행했으나, 13일 오전 7시 서버점검 도중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장애가 생겨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이트 접속에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은 브라우저를 바꿔가며 계속 접속을 시도했고, 이는 서버 과부하로 이어졌다. 결국 정보화본부는 학사과와 협의해 수강신청을 30분 뒤인 오전 9시로 연기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나흘 뒤인 17일 오전 8시 30분으로 수강신청을 한 차례 더 연기했다.

정보화본부는 수강신청 서버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서버를 증설하고 사전 시뮬레이션을 시행했으나, 17일에도 사이트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반복됐다. 수강신청 사이트는 오전 8시 9분부터 접속이 지연되기 시작해 결국 제시간에 수강신청이 이뤄지지 못했다. 문제는 똑같은 시간대에 수강신청을 시도했음에도 사이트에 접속되는 시각에 차이가 나면서 발생했다. 일부 학생들은 오전 8시 40분경부터 사이트 접속에 성공해 큰 경쟁 없이 강의를 신청했지만, 다른 학생들의 경우 늦게는 오전 9시경에 접속돼 희망하는 강의를 신청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수강신청 사이트 Q&A 게시판에는 40건 이상의 항의 글이 올라왔다. 연석회의에서 실시한 ‘2021-2학기 수강신청 피해 및 배상 관련 설문조사’에 응답한 1,512명의 학생(8월 18일 오후 6시 28분 기준) 중 80.8%가 수강신청 오류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구본성 씨(정치외교학부·18)는 “17일에도 사이트 접속이 지연돼 듣고자 한 강의를 신청하지 못했다”라며 “그 과정에서 심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수강신청 일정 변경에 따른 아르바이트 결근으로 인해 금전적 손실도 발생했다”라고 토로했다.

많은 학생이 수강신청 오류를 겪었음에도 본부는 17일 수강신청 결과를 확정했다. 정보화본부는 “수강신청 과정에서 선입선출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공정성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17일 23시 기준 20,000명이 넘는 학생이 54,000건 이상의 수강신청을 이미 완료해 수강신청을 재연장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정보화본부는 17일 발생한 서버 과부하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시스템·장비·소프트웨어 등을 분석하고 있다. 정보화본부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 규명 후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개선하겠다”라고 밝혔다.

학사과는 수강신청을 재연장하지 않는 대신 피해 학생을 구제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학사과는 각 대학(원) 및 학과(부)에 수강정원 증원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다만 학사과 관계자는 “각 대학(원)·학과(부)·수업에 따라 사정이 있으므로 모든 수업의 정원 증원을 강제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학사과는 또한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기존 정원 외 신청 이전에 추가 정원 외 신청을 8월 20일부터 27일까지 시행한다. 이때 장바구니에 담은 강좌가 보류된 학생들은 해당 강좌 정원 외 신청에서 우선순위로 배정된다. 학사과는 정원 외 신청이 어렵거나 다수의 학생이 신청하지 못한 과목은 겨울 계절학기에 개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졸업에 필요한 강의를 놓친 졸업 예정자의 경우 학사과에 연락하면 해당 수업을 반드시 수강할 수 있도록 학사과에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다만 본부의 후속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에 만족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인서 씨(서양화과·18)는 “서버를 개선한다고 해도 신뢰감이 들지 않는다”라며 후속 조치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종호 씨(서어서문학과·18)는 “사후 처리도 좋지만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고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강신청에서는 사이트 오류라는 근본적인 문제 외에도 부족한 점이 여럿 지적됐다. 우선 수강신청 관련 공지 체계의 미흡함이 드러났다. 13일 오류 발생 이후 정보화본부는 일정이 변경됐다는 사실을 접속이 불가했던 수강신청 사이트에 공지했고, 학사과의 단체 SMS는 오류가 발생한 지 약 3시간 후에 발송됐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공식적인 공지를 확인하지 못한 채 학과(부) 단체채팅방, SNS,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정보화본부 △학사과 △연석회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으로 긴급 대응 채널을 개설했다. 정보화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면 마이스누 배너로 즉각 공지할 것”이라며 “공지가 올라가는 게시판이 접속되지 않는 점도 고치겠다”라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정보화본부가 민원 전화를 제대로 받지 않거나 고의로 끊은 듯한 정황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보화본부는 이것이 상담 전화 시스템 오류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본래 전화가 끊기더라도 음성 안내 메시지가 나와야 하지만, 모든 직원이 통화 중일 시 4분여 동안 대기 음악이 나오다가 전화가 자동으로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30명 이상이 통화 시도 중일 때는 안내 메시지가 나오지 않기도 했다. 정보화본부는 “상담 전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상담직원에 대한 주기적인 친절교육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