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교원의 올바른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교원자격검정령’이 개정됐다. 이에 올해부터 예비 교원의 성인지 교육이 의무화되고 졸업 필수 조건에 성인지 교육 이수가 추가됐다. 21학번 사범대 학생은 연 1회, 총 4회를 이수해야 하고 20학번 이상 학생은 졸업까지 총 2회를 이수해야 한다. 서울대 사범대는 인권센터의 인권·성평등 동영상과 2시간의 실시간 강의로 1회당 4차시의 성인지 교육을 구성했다. 그런데 실시간 강의의 내용과 교육 방식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인터넷에서 두드러지는 젠더 갈등은 서로에 대한 혐오 표현과 상호 공감의 심각한 결여로,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려지게 한다. 이런 양상은 젠더 갈등이라는 주제를 그들만의 리그로 생각하게 하고 일상생활에서 젠더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꺼리게 만든다. 따라서 성인지 교육은 교육 실시 목적에 맞게 혐오와 차별, 젠더 갈등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인식하면서도, 예비 교원이 생각을 나누고 공감하며 건강한 성인지를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 여름에 실시된 서울대 성인지 교육은 사범대 학생 간 토론의 장이 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먼저 실시간 강의는 인권센터의 동영상 강의와 마찬가지로 강사의 일방적인 내용 전달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이 강의 내용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강사가 반박하고 미리 질문을 차단하는 등의 강압적인 분위기도 눈에 띄었다. 또한 실시간 강의 중 불시에 채팅을 보내 즉답 여부로 출석을 확인한다는 등의 엄격한 출석 인정 조건을 강의 시작 직전에 추가해, 불편함과 부담을 느낀 학생들도 있었다. 강사가 매우 많은 내용을 빠른 속도로 전달하다보니 학생들이 강의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평도 있었다. 우리 예비 교원은 미래 학생 지도를 위해 성인지 감수성에 있어 배려와 공감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심도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 성인지 교육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성인지 교육 도입 초기인 만큼 아직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의 성인지 교육이 설득과 합의가 있는 진정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학교가 매해 개선에 힘써주길 바란다.

 

송지현

사회교육과·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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