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국제대학원 이수형 교수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구직단념자’*가 63만 명을 돌파하면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청년층이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청년 구직난의 심각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경제학을 전공한 국제대학원 이수형 교수(국제학과)는 개인과 가정에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연구해오며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해 청년들의 구직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신문』은 이수형 교수를 만나 구직난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맞서 청년들이 대비해야 할 사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제공: 이수형 교수)
(사진 제공: 이수형 교수)

 

청년 구직난의 원인은?

청년들이 구직난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교수는 핵심 원인으로 기업 환경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한국이 고도 성장하던 60년대 말부터 2008년 금융위기까지는 비교적 사회경제 환경이 예측 가능하고 단순했으나, 오늘날은 다르다”라며 “오늘날의 기업은 기존의 공채로 뽑힌 적당히 상식이 많은 인재보다는,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을 충족시키고 기업이 겪는 각각의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분야별 소수의 인재를 필요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공채를 통해 대량으로 고용하는 구조는 개인의 입장에서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희망을 갖게 만들었고, 사실상 공채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면 취업이 가능했다. 그러나 생산 과정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분야의 인재를 수시로, 가능하면 검증된 경력직을 고용하는 지금의 구조는 본격적인 사회 경험이 없는 청년들의 구직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했다.

 

청년들이 구직에 성공하려면

이 교수는 성공적인 구직을 위해 7단계 대응법을 제안한다. 7단계 대응법은 효과적으로 진로를 설계하고 성공적인 구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알고리즘이다. 이 교수는 “7단계 대응법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관심 있는 산업과 업무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관심 있는 분야의 기업을 파악하고 이 기업의 최근 동향을 알아보는 것이 그 다음이다”라고 말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구체적인 기술을 파악해 현재 자신의 상황과 객관적으로 비교해보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그래야 효과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보충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것과 자신의 상황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를 메우고, 불가능하다면 처음으로 돌아가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나의 현재 상황 간 차이가 크지 않은 분야를 다시 골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 이후에는 본인의 주특기를 설정하고 발전시킬 차례다. 이때, 단순한 ‘변호사’보다는 ‘동물권 전문 변호사’처럼 범위를 좁히면 본인만의 차별화된 주특기를 설정하기 용이하다. 마지막으로는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 세부적인 사항의 철저한 준비를 통해 본인을 나타낼 수 있는 직접적인 자료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도록 패키징한다. 이 교수는 “청년들이 1단계부터 7단계까지 충분히 고민하는 것이 취직 성공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이수형 교수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많은 청년이 ‘본인이 생각했을 때’ 필요할 것 같은 노력을 한다”라고 지적하며 “문제는 이렇게 들인 노력 대부분이 검증된 정보에 기초하지 않은, 본인이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은 일”이라고 일침했다. 기업이 처한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기에 청년들이 본인이 목표로 설정한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업계 현황과 애로사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취업 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이 교수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들을 적극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본인의 관심 분야에 어떤 교수님이 계신지 파악해, 그 교수님의 수업을 찾아듣고 면담도 신청하며 교수님께 자신을 알릴 수 있다. 또한 이 교수는 학생들이 교수님께서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자원봉사로라도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히는 등의 방법을 통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전문가로부터 배우며 실질적인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수형 교수는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와 직업을 통해 본인이 받고 싶은 혜택을 헷갈리면 안 된다”라며 “구직의 시작은 관심 분야여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청년을 보며 이 교수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노력이 온몸으로 취업난을 감내하는 수많은 청년들로 하여금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게 하길 기대한다.

 

*구직단념자: 취업을 원하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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