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전성시대, 캠퍼스에 배달음식 쓰레기가 쏟아진다
배달음식 전성시대, 캠퍼스에 배달음식 쓰레기가 쏟아진다
  • 김령원 기자
  • 승인 2021.09.05 0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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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갈 길 잃은 배달음식 쓰레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배달 문화가 확산된 이후 그 추세가 학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학교를 드나드는 배달 오토바이를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달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배달음식을 먹는 기쁨도 잠시, 배달음식을 먹은 후 남은 음식물과 배달용기는 골칫거리로 남는다. 과연 캠퍼스 내 배달음식 쓰레기는 잘 처리되고 있을까? 『대학신문』은 배달음식 처리 문제를 짚고 그 해결책을 찾아봤다.

학생회관 4층 화장실 입구에 붙은 경고문
학생회관 4층 화장실 입구에 붙은 경고문

 

배달음식 쓰레기로 골머리 앓는 캠퍼스

캠퍼스 내 대부분 건물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이 없다. 그렇다 보니 배달음식을 먹고 남은 국물은 변기에, 나머지 음식물 쓰레기는 비닐에 넣어 일반쓰레기에 버리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를 변기에 버리면 변기가 막히고,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것도 옳은 분류 방법이 아니다. 음대 김종진 선임주무관은 “쓰레기 처리 업체에서 일반쓰레기 봉투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 문제를 제기해 수거를 중단한 적도 있다”라고 밝혔다. 배달 용기 처리도 골칫거리다. 짬뽕, 떡볶이, 마라탕 등의 국물이나 양념이 묻은 일회용 용기를 세척하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양념이 묻은 채로 버려진 쓰레기는 악취를 유발하며 환경 미화에도 좋지 않다. 사회대 서영인 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9)은 “사회대 라운지 앞 쓰레기통 주변에는 항상 배달음식이 쌓여 있다”라며 “남은 배달음식을 일반쓰레기 옆에 두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악취와 위생 문제에 대해 종종 민원이 들어왔다”라고 밝혔다. 김종진 주무관 역시 “배달음식 쓰레기 때문에 청결 및 냄새에 대한 민원이 제기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배달음식 쓰레기는 환경미화원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진다. 청소노동자 A 씨는 “미화 선생님들이 쓰레기 재분류 과정을 거치고 있다”라며 “음식물 쓰레기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으면 배달 용기를 꺼내 씻는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막힌 변기를 뚫거나 변기에 묻은 국물 자국을 닦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공대 행정실 전민제 직원은 “미화 선생님들이 음식물 쓰레기 국물이 흐르는 쓰레기통을 청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배달음식 쓰레기 처리 문제는 왜 생길까?

많은 학생이 학교에서의 올바른 음식물 처리법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음식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학생들은 건물 내 음식물 처리 방법이 없다고 답하거나 학교에서의 올바른 음식물 처리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또한 캠퍼스 내 일원화된 음식물 처리법이 없어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채원 씨(동양화과·19)는 “과마다, 사람마다 배달음식 쓰레기 처리 방법이 중구난방이어서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었다”라며 “배달음식 처리에 대한 공식적인 매뉴얼이 있다면 쓰레기를 더 효율적이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음식 쓰레기 처리 방법에 대한 카드 뉴스를 배포한 사범대 연석회의 집행부 권유경 소통기획국장(윤리교육과·19)은 “소통기획국원들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고, 배달음식 처리법을 잘 몰라서 위생 문제가 생긴다는 것에 동의해 미화원과 인터뷰한 카드 뉴스를 작성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본부는 캠퍼스 내에서 원칙적으로 음식물 취식과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캠퍼스관리과(캠관과) 유재식 선임주무관은 “교육 시설은 생활 시설이 아니기에 대부분 대학에서도 음식물 반입과 취식을 금지하고 있다”라며 “건물 내에서는 취사·취식이 금지돼 있고 학내 식당과 카페 등에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캠관과 염성문 담당관은 “캠퍼스에서 발생하는 일반쓰레기와 대형 폐기물만 업체와 계약을 맺어 처리하고 있다”라며 “학교에서는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 △식당 △관악학생생활관만 음식물 처리 계약을 맺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시설 외 일반 건물에서는 음식물 처리 계약이 어렵다보니, 몇 없는 음식물 쓰레기통조차 실제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학생회관 1층 외부 쓰레기장의 모습. 하얀 플라스틱 통 안에는 먹고 남은 떡볶이가 있었다.
학생회관 1층 외부 쓰레기장의 모습. 하얀 플라스틱 통 안에는 먹고 남은 음식물이 있었다.

 

무작정 줄이기는 힘든 배달음식 수요

그러나 배달음식 반입을 전면 금지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장창성 씨(원자핵공학과·21)는 “서울대입구역 번화가까지 나가기 오래 걸려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는 한다”라고 말했다. 이채원 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야간작업을 자주 했는데 동기들과 함께 야식을 먹었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과제 작업을 오래하기 때문에 앞치마와 편한 옷을 입고 슬리퍼를 신은 상태라 밖에 나가기 어려웠다”라며 “학식도 시간대가 제한적이고 원하는 음식이 항상 나오는 건 아니기에 종종 배달음식을 이용했다”라고 말했다. 정휘훈 씨(전기정보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20)는 “연구실 가까이에 학생 식당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꽤 오랫동안 학식을 먹어왔는데, 학식은 같은 메뉴가 주기적으로 나온다”라며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이유를 말했다. 학생들은 이와 같이 다양한 이유로 배달음식을 먹고 있기에 배달음식 반입을 무작정 금지하기는 쉽지 않다.

 

배달음식 처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배달음식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우선 음식물 처리에 대해 학내 음식점과 협의할 수 있다. 각 단과대에 음식물 처리 용역 계약을 맺고 있는 외부 입점 음식점과 카페가 많기 때문이다. 행정관 사무실에서는 이미 이 방법을 사용 중이기도 하다. 염성문 담당관은 “층마다 음식물을 모아 생협에 위탁하면 생협이 음식물을 처리한다”라며 “이 방법을 단과대에서 이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대 이용선 서무팀장은 “자연대 500동은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면 건물 내 상업 시설인 카페 ‘투썸플레이스’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도록 양해를 구해 놓은 상태”라며 자연대에서 마련한 자구책에 대해 설명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자연대 측에서 음식물 처리 업체와 계약하기에는 음식물 폐기량이 적어서 우리에게 처리를 부탁했다”라며 “음식물 쓰레기를 대신 처리해주고 있고, 그 과정에서 큰 문제는 없다”라고 말했다. 식당이나 생활 시설처럼 음식물 쓰레기가 꾸준히 배출되지 않는 곳은 음식물 처리 업체와 계약을 직접 맺기가 어렵기에 이와 같은 방안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건물 사용자들이 함께 배달음식 처리 방법을 고민하고 합의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각 단과대와 학생회는 배달음식 관련 민원을 파악하고 환경 개선을 위해 구성원 간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주로 배달음식 처리 방법에 대한 시설관리직 직원과의 협의와 약속이다. 자유전공학부 조재현 학생회장(자유전공학부·20)은 “종합교육연구동(220동) 3층 사용자와 배달음식 처리에 대해 청소노동자와의 합의가 있었으며, 학생들이 합의 사항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도 “배달음식이 잘 처리되고 있다는 것은 학생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기에 곧 청소노동자분들과 만나 배달음식 처리 규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학전문대학원에서도 배달음식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설관리직 직원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이동진 학생부원장(법학과)이 학생들에게 직접 배달음식 쓰레기 처리 규칙을 안내한 바 있다. 또한 사회대 학생회는 지난 5월에 진행된 사회대 라운지 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사회대 건물 내부 배달음식 쓰레기 처리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서영인 학생회장은 “설문조사 이후 학장단과 문제의식을 공유해 단과대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도록 학교와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학내 구성원 개인의 노력도 물론 필요하다. 염성문 담당관은 “추후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적정량의 배달음식을 시켜 최대한 적게 음식을 남겨야 하며, 공원에서처럼 음식물을 되가져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개인 차원의 노력 역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청소노동자 A 씨는 “학생들이 주인 의식을 갖고 쓰레기를 잘 처리해줘야 한다”라며 “캠관과와 각 단과대 사무실에서 학생들에게 분리수거 방법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심각해진 배달음식 쓰레기 문제로 인해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여러 주체들이 배달음식 쓰레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유재식 주무관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는 취식이 금지돼 있어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발생한다는 생각을 못 했다”라면서도 “시대가 바뀌는 만큼 학교가 적극적으로 이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배달음식 전성시대, 배달음식 쓰레기 처리를 위해 학내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다. 

 

글·사진: 김령원 기자 krwkry5824@snu.ac.kr

사진: 하주영 기자 jyha0308@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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