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위해

  뮤지컬을 일반적으로 춤과 노래와 드라마가 있는 버라이어티 쇼라고 생각한다면 뮤지컬 음악은 하나의 구성원이기보다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큰 축을 의미한다. 즉 뮤지컬 노래의 가사는 ‘음이 있는 대사’이고 그것이 그냥 song과 musical song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작품이 올라가기 위해서 작가와 작곡가는 몇 달 혹은 몇 년동안 머리를 짜내 작품 하나를 완성시킨다. 이미 텍스트가 있는 번역 작품은 ‘재창조’의 작업을 거친다. 가사를 우리 정서에 맞게 개사하고 이질감이 느껴지거나 보완되어야 할 부분들은 편곡자와 더불어 음악을 다듬는다. 번역 작품을 이미 주어진 재료를 갖고 요리하는 것에 비유한다면, 창작 작품은 요리의 주제를 정해 시장을 보며 일일이 구입한 재료로 만드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음악들은 연주자들에게 넘어가고 연주자들은 지휘자와 더불어 연습을 통해 정리한다. 한편 배우들은 합창 및 솔로, 중창 등 여러가지 목적으로 구성된 노래를 음악감독, 혹은 보컬코치와 분석하고 노래연습을 한다. 사실 이렇게 포지션이 분리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작업에 대한 책임을 음악감독이 맡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뮤지컬의 현 주소는 알아서 시장을 잘 볼만큼 많은 요리가 개발된 동네일까. 지금의 작업 여건은 쉽지만은 않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음악감독과 작곡가가 뮤지컬 음악작업을 다 떠안다시피 하고, 작품은 늘어가는데 배우는 많지 않고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우리만의 체계는 있을지라도 우리만의 멋은 아직 없다.

하지만 수요가 많아질수록 혼란 속에서 공급이 수요를 맞추고 경험이 축적되어 나만의 색깔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결국 ‘자아발현’을 하는 소위 ‘아티스트’라고 불리는 사람이 아닌가.

지금 이 시간도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음악을 찾고 있는 이들이 있고, 연출, 안무, 의상, 조명, 무대, 음향 등 수많은 스태프들이 한 곳을 보며 가고 있음을 그 안에 있는 나는 느낀다.

원미솔 뮤지컬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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