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인 | 관악구 사람들

 

봉천동 주택가 사이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고즈넉한 분위기의 동네 책방 ‘자상한 시간’이 있다. 이곳은 방송 작가였던 박경애 씨와 도시 개발 연구원이었던 정천용 씨 부부가 3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책방은 삶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마을 커뮤니티 공간을 가지고 싶었던 이들의 바람의 결과였다. 박 씨는 “조금 무모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지향하는 것들로 채워진 공간을 마련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라며 운영 계기를 밝혔다.

다양한 삶을 연결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책은 그 매개체였다. 박 씨는 “책이 담고 있는 개인의 삶은 독자가 읽을 때 점차 모두의 삶이 되는 것 같다”라며 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 씨는 “책방을 운영하고 책 축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고, 사회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가 많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매달 독서 모임을 통해 20대부터 60대까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사고를 확장하는 시간을 가진다”라고 덧붙였다.

자상한 시간은 함께 쌓아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글쓰기 수업을 들은 글벗들의 글을 모아 매년 책을 출간하는 ‘愛쓰다 프로젝트’와 정회원의 추천 책으로 채우는 큐레이션은 그들이 꼽은 자상한 시간만의 차별점이다. 정 씨는 “책방이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퍼뜨리고 세대 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슬로우 플레이스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자상한 시간 쌓으러 오세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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