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 취득 가능해진 학생설계전공 들여다보기

다음 달 1일부터 복수전공, 연합전공을 시작으로 2022년 1학기 다전공 신청이 시작된다. 부전공, 연계전공, 학생설계전공 신청은 다음 달 25일부터다. 눈에 띄는 점은 기존에는 자유전공학부 외의 학부생이 신청하는 학생설계전공은 부전공 수준이었으나, 이번부터 복수전공 수준으로 상향돼 학위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는 올해 초부터 추진돼왔던 것으로(『대학신문』 2021년 3월 29일 자) 학사과 김민주 선임주무관은 “자유전공학부 학생은 학생설계전공으로 학위 수여가 가능하나, 그 외의 학생은 학위수여가 불가능해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라며 학생설계전공을 복수전공 수준으로 상향시킨 취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학생설계전공의 세부 사항에도 변동이 생겼다. 단연 가장 큰 변화는 학위수여 여부다. 기존에는 학위가 수여되지 않았지만, 복수전공 수준으로 상향되며 전공 성격에 따라 △문학사 △이학사 △공학사 중 하나가 수여된다. 설계학점은 기존 33학점 이상에서 51학점 이상으로 변경됐고, 이수학점 또한 21학점 이상에서 39학점 이상으로 상향됐다. 학생설계전공 관리업무는 학생의 소속학과(부)에서 자유전공학부로 이관된다. 김민주 주무관은 “기존에는 학생 소속 학과에서 관리가 이뤄져 정보 비대칭 등의 문제가 있었다”라며 “자유전공학부는 이미 학생설계전공을 체계적으로 운영해온 만큼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경험도 풍부하다”라고 운영기관을 이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운영기관이 바뀜에 따라 필수 이수교과목에 자유전공학부에서 개설되는 ‘전공설계2’, ‘학생자율연구1’, ‘종합설계’도 추가됐다. 

학생설계전공은 신청 과정이 복잡하기에 잘 살펴봐야 한다. 학생설계전공은 다른 다전공 신청과 달리 준비할 서류가 많고, 거쳐야 할 단계가 많다. 학생설계전공 신청은 크게 △서류 작성 △지도교수 선정 및 면담 △자유전공학부 전문위원 면담의 세 단계로 이뤄진다. 준비해야 할 서류에는 △학생설계전공신청서 △학업계획서 △교과목 표준 이수 형태 등이 있다. 서류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설계전공의 목표를 구체화하고 어떤 과목을 이수할지 정해야 한다. 이는 자신의 관심분야나 전공을 서울대 내 존재하는 학과로 해결할 수 없는지, 이수 교과목이 적절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지, 진로와 전공의 관련성은 무엇인지까지 상세히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다. 강좌명과 실제 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수 교과목을 선정할 때 강의계획서와 강의평을 훑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류 작성을 마무리하면, 향후 학생의 설계전공 이수를 도와줄 관련 분야의 지도교수를 섭외하고 면담을 갖는다. 지도교수에게 교과과정 구성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전문위원과의 면담을 거쳐 마이스누를 통해 학생설계전공 이수를 신청하면 된다. 전문위원 면담은 지난 6일(월)부터 시작해 다음 달 15일까지 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전문위원 면담 신청은 자유전공학부 홈페이지(cls.snu.ac.kr)의 ‘예약마당’에서 가능하다. 또한 필요한 서류 및 역대 학생설계전공 교과과정 등의 정보는 학생설계전공 홈페이지(sdm.sn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심사 과정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은 과거의 평균 평점보다는 설계한 전공의 적정성, 독창성, 커리큘럼 등이다. 따라서 다른 다전공과 다르게 신청 가능 인원수 제한이 존재하지 않고, 지원 가능한 최소 학점(재적 학기 평균 3.3이상)만 존재하기 때문에 지원자들의 성적에 따라 합격이 결정되는 이른바 ‘학점컷’도 존재하지 않는다. 

학생설계전공은 장점이 많은 만큼 학생 스스로가 져야할 부담과 책임도 크기 때문에 자신에게 학생설계전공이 정말 필요한지 숙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설계전공 음악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최한이 씨(자유전공학부·18)는 수업을 통해 부르디외의 예술사회학과 음악사회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나, 기존 교과과정으로는 원하는 공부를 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음악사회학’이라는 전공을 설계했다. 음악사회학은 △작곡과 △사회학과 △미학과 △인류학과 △국악과 총 5개 학과의 강좌들로 구성된다. 이처럼 학생설계전공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 씨는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기에 어려운 점도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학생설계전공은 다른 사람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높고 도전 정신을 발휘할 수 있지만, 동시에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길”이라며 “학생설계전공이 자신에게 왜 필요한 것인지 스스로 명확하게 파악하고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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