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의 일상을 제한한 지 4학기째에 접어들고 있다. 불편한 통제 가운데에서도 학내외에 일고 있는 변화를 취재한 『대학신문』 2032호의 기사들을 통해 더디게만 느껴지는 일상의 반복 속에서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3면에는 재정비된 학생설계전공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서울대는 변화하는 교육 트렌드를 반영해 ‘자기주도학습’이라는 교육 환경에 적응하고 있으며, 학생설계전공은 그 일례로 볼 수 있다. 본 기사가 학생설계전공이 학위수여가 가능한 전공으로 상향됐음을 알리며 그것의 중요성을 암시한 만큼, 학생들에게 학생설계전공이 복수전공 외의 또 다른 선택지로서 대두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나만의 꿈’이라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교육적, 사회적, 산업적 맥락에서 광범위하게 조명하는 것은 취재 의의를 한층 높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학생설계전공자들의 진로 현황도 알려 학생들이 조언 삼을 만한 목소리도 폭넓게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맥락에서 고등교육의 오랜 역사를 지닌 영미권 대학교들은 일찍이 학생설계전공을 도입해 졸업생을 배출해왔다는 점은 참고할만하다. 

5면에는 메타버스에 대한 특집 기사가 게재됐다. ‘메타버스’는 미국의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 용어이다. 스티븐슨이 『스노 크래시』에 그려낸 스마트폰, 아바타, 디지털 화폐, 그리고 메타버스는 더 이상 허무맹랑한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님을 우리는 변화된 일상 속에서 경험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의 추종을 받고 있는 스티븐슨의 위상을 입증하듯, 그의 통찰력이 가상세계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이 되고, 메타버스 개발자들이 그의 고견에 귀를 기울인다는 점은 여러 기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지리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소설가 스티븐슨의 독특한 이력은 그가 오늘날의 과학기술계에 미치고 있는 파급력의 기반을 설명해주지만, 개발자들이 애초부터 주목한 것은 그가 소설가로서 펼쳐 보인 상상의 세계였다. 그것은 우리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입체적 관점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학은 우리의 일상과 아주 밀접히 연계돼 있으며, 때로는 창의의 연료가 되고 난관을 극복할 지혜가 된다. 본 기사의 제목처럼 ‘메타버스가 진정으로 우리 삶의 지평을 넓히려면’, 『스노 크래시』가 암시하는 메타버스가 불러올 사회경제적 파장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현재 우리 모두가 즉각적으로 느끼는 변화는 코로나19가 강요한 일상의 변화일 것이다. 그 불편함 속에서도 모두 알찬 학기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지혜 강사

영어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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