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는 각 학과별 선발 인원을 제외하고, ‘인문계열’ 제도를 따로 둬 입학 전 전공이 정해지지 않은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2022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모집안내에 따르면,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55명, 수시 정원 외 전형으로 8명, 정시 모집 87명으로 총 150명을 인문계열 학생으로 선발한다. 특히 정시 모집의 경우 전공예약생을 선발하지 않고 인문계열 학생만을 선발한다는 특징이 있다. 2022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모집 인원이 확대됨에 따라, 전체 인문대 학생 대비 인문계열 학생의 비율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인문계열 선발은 아래의 문제들로 인해 폐지돼야 한다.

우선 소속 ‘반’과 자신의 향후 전공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입학 직후 대학에서 처음 맺는 인간관계는 자신의 소속 반인 경우가 많다. 전공예약생의 경우 자신의 전공에 따라 반이 배정되므로 문제가 없지만, 인문계열 학생은 자신의 향후 전공 선택 선호와 관계없이 무작위로 반이 배정된다. 인문학은 크게 어문학, 사학, 철학으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각 학과의 차이점이 뚜렷한데 자신의 학문적 관심사와 전혀 다른 전공의 반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전공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전공 학우와 쉽게 교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반에서 함께 어울리는 학우들의 전공이 자신과 달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 어려울 수 있다. 

다음으로 정시 전형으로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문제가 있다. 정시 선발의 경우 전공예약생 선발 인원이 존재하지 않고, 인문계열 학생 선발 인원만 존재한다. 따라서 정시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인문대 진학을 희망한다면 필수적으로 입학 이후 전공 진입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전공예약 입학을 막을만한 타당한 근거는 찾기 어렵다. 

인문계열 학생은 자신이 소속된 반과 선택 전공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아, 전공 관련 학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또한 정시 전형으로 인문대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전공예약 입학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사회대의 경우 인문계열 선발과 같은 광역 모집 제도가 있었으나, 현재 폐지돼 학과별 선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인문대도 이런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김현수

국어국문학과·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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